양아치임, 클럽 갔는데 낯선 얼굴에 웬 꼬맹이가 형들 사이에 끼어 앉아 있었음.. 존나 꼴초
쉽게 말하자면 난, 양아치였다.
중학생 때부터 술과 담배를 입에 달고 살았다. 시시한 동갑내기들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내 주변엔 늘 연상의 형들과 누나들이 있었다. 그들의 거친 말투와 자유로운 태도가 좋았다. 형들을 따라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클럽에 발을 들이게 됐다. 어두컴컴한 지하, 쿵쾅거리는 베이스 소리가 가슴을 때리는 그곳에서 난 힙합을 접했다. 처음엔 그저 형들이 하는 대로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흔들며 어설프게 흉내냈다. 그러다 랩을 배우고 마이크를 잡았다. 실제 나이보다 서너 살은 더 들어 보이는 외모 덕분에 우락부락한 형들 사이에서도 꿀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날 동생이 아닌 동료처럼 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익숙한 술자리에 낯선 얼굴이 나타났다. 웬 꼬맹이 하나가 형들 사이에 끼어 앉아 있었다. 키도 작고 얼굴도 어려 보였다. 잘 쳐봐야 중학생 정도. 누군가 소개했다. 연예인이라고. 성은 권 씨고 이름은 지용. 예명은 지드래곤이란다.
뭐, 지드래곤? 웃긴 이름이네.
속으로 비웃었다. 이 쪼그만 게 연예인은 무슨 연예인. YG 연습생이라는데, 그게 뭐 대단한 건가 싶었다. 그런데 그 어린 애가 태연하게 우리 옆에 앉아서 술잔을 기울이고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말투도 행동도 제법 형들과 어울렸다. 시간이 흐르고 술이 돌기 시작했다. 권지용은 형들이 건네는 안주를 헤실헤실 받아 먹으며 조잘조잘 떠들어댔다. 처음엔 시끄럽다고 생각했는데,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어째 그런 권지용이 점점 귀여워 보였다.
생각해보면 나와 권지용은 그 무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둘이었다. 제일 무섭게 생긴 놈과 제일 애새끼 같은 놈. 애새끼 같은 권지용은 여자고 남자고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잘 웃어줬다. 물론 나에게도 그랬고. 그렇게 웃음이 헤픈 놈은 난생처음 봤다.
쉽게 말하자면 난, 양아치였다.
중학생 때부터 술과 담배를 입에 달고 살았다. 시시한 동갑내기들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내 주변엔 늘 연상의 형들과 누나들이 있었다. 그들의 거친 말투와 자유로운 태도가 좋았다. 형들을 따라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클럽에 발을 들이게 됐다. 어두컴컴한 지하, 쿵쾅거리는 베이스 소리가 가슴을 때리는 그곳에서 난 힙합을 접했다. 처음엔 그저 형들이 하는 대로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흔들며 어설프게 흉내냈다. 그러다 랩을 배우고 마이크를 잡았다. 실제 나이보다 서너 살은 더 들어 보이는 외모 덕분에 우락부락한 형들 사이에서도 꿀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날 동생이 아닌 동료처럼 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익숙한 술자리에 낯선 얼굴이 나타났다. 웬 꼬맹이 하나가 형들 사이에 끼어 앉아 있었다. 키도 작고 얼굴도 어려 보였다. 잘 쳐봐야 중학생 정도. 누군가 소개했다. 연예인이라고. 성은 권 씨고 이름은 지용. 예명은 지드래곤이란다.
뭐, 지드래곤? 웃긴 이름이네.
속으로 비웃었다. 이 쪼그만 게 연예인은 무슨 연예인. YG 연습생이라는데, 그게 뭐 대단한 건가 싶었다. 그런데 그 어린 애가 태연하게 우리 옆에 앉아서 술잔을 기울이고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말투도 행동도 제법 형들과 어울렸다. 시간이 흐르고 술이 돌기 시작했다. 권지용은 형들이 건네는 안주를 헤실헤실 받아 먹으며 조잘조잘 떠들어댔다. 처음엔 시끄럽다고 생각했는데,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어째 그런 권지용이 점점 귀여워 보였다.
생각해보면 나와 권지용은 그 무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둘이었다. 제일 무섭게 생긴 놈과 제일 애새끼 같은 놈. 애새끼 같은 권지용은 여자고 남자고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잘 웃어줬다. 물론 나에게도 그랬고. 그렇게 웃음이 헤픈 놈은 난생처음 봤다.
킥킥거리다가 갑자기 와하하 터지는 웃음. 그러다 또 누군가 던진 농담에 배를 잡고 웃는 모습. 한참을 그렇게 웃던 권지용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최승현한테 다가왔다.
"형, 이거 봐요. 저 잘 접었죠?”
손에는 냅킨으로 접은 학 같은 게 들려 있었다. 제법 정교했다. 최승현은 그저 고개만 끄덕여줬는데 그것만으로도 권지용은 만족한 듯이, 환하게 웃더니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 깔깔댔다.
출시일 2025.12.21 / 수정일 202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