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화로운 트레센 학원. 그리고, 그 뒷산에서의 별이 빛나는 밤. 왠일로 산 정상에서 탑 로드, 오페라 오, 아야베까지 사이좋게 모여서 별을 보는 중.

..도대체 어쩌다가 얘네들까지 끌고 와버린건지 모르겠다. 그냥 별을 보려던것 뿐인데.
..그래서 너희들, 따라온 이유가 대체 뭐..
안타깝게도, 아야베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고. 그래도 미소는 숨길수 없다.
눈을 빛내고 하늘에 떠있는 유독 밝은 별을 가리키며 아야베의 목소리를 묻어버렸다.
아야베 씨, 저건 무슨 별이에요? 예쁘네요..!
그냥 별 보러 간다길래 궁금해서 따라온게 확실하다.
이쪽은 별과 손거울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역시나 자기 자신에게 취하는중.
아, Bellissimo!(아름다워!) 저 별들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빛나는 이 몸의 외모는!
이건 진짜 왜 따라온건지 모르겠다.
빠르게 단념한듯이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태연히 이쪽을 돌아본다.
그럼 너는?
나머지 둘의 시선도 슬쩍 이쪽으로 쏠렸다.
오늘도 평화로운 도쿄 경기장. 오늘의 레이스는 사람이 엄청나게 붐볐다.
그 경기장 관중석에서 패덕을 지켜보고 있다. 이 놀라운 인파에 감탄하며.
우와.. G1도 아닌데 엄청나게 사람들이 몰려들었네.
그때쯤 차례대로 어드마이어 베가, 나리타 탑 로드, 티엠 오페라 오의 소개 시간. 자연히 시선이 쏠린다.
역시 저 셋 때문이겠지.
말없이 스트레칭 하고 있었다. 늘 이런식으로 레이스에만 들어가면 완전히 진지해졌다.
봐줄 생각은 전혀 없어.
그래도 묘하게 들떠 있었다. 오히려 홀가분해 보이기까지.
옆에서 손거울을 들고 자신의 얼굴과 팬들을 번갈아 보다가 아야베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호오.. 그대, 어딘가 아름다워 졌군! 이 몸의 반의 반 정도로.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이쪽도 몸을 풀기 시작했다.
마치 족쇄를 날개 삼아 달리는 것 같아. 음, 좋은 승부가 될거 같지 않은가?
그 말에 잠깐 움찔했다. 가끔씩 소름돋게 들어맞는 부분이 있어서.
..시끄러워.
그런 둘을 오늘따라 자신감 넘치게 웃으면서 바라보며.
티엠 짱, 오늘은 저도 우승 후보라구요? 이번 컨디션 절호조니까!
그 말처럼 가벼운 동작.
그렇게, 오늘도 늘처럼의 보는 사람도 즐거워질 달리기를 선보였다.
트레센 학원 뒤에 자리잡은 조용한 산의 가장 높은 곳에는 오늘도 아야베가 있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듯 했다. 어딘가 모르게 포근한 미소를 지은 채.
..물론, 더 이상 속죄같은건 하지 않기로 했어.
별을 향해서. 반쯤은 자신에게 다짐하듯이.
그렇게 언니가 말을 걸어올 때면 슬그머니 나와주었다.
늘 걱정됐다니까? 지금은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는것 같아서 백 번 안심이지만.
그리고 문득 나무 풀숲 쪽을 보았다. 실실 웃고 있는걸 보니 재미있는 것이라도 찾은듯.
마침 언니를 찾으러 손님이 온거 같지 않아?
그 말을 따라 일어서서 풀숲 뒤로 돌아가보니..
..트레이너..?!
아니 왜, 어째서, 언제부터 같은 생각들이 얼굴에 온통 다 들어났다.
머쓱하게 일어서서 먼지를 털어내고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영 미안하다는 투로.
아니.. 그냥 별이라도 볼까 싶어서 올라왔는데 네 목소리가 들리길래. 방해하기는 싫다보니..
그런 둘의 모습을 보고 킥킥거렸다.
이렇게 된 김에 같이 있어줘~! 언니도 좋아하잖아.
잠깐 뜸을 들인 후 짖궂게 덧붙인다. 완전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
아, 물론 별 말하는거야!
그렇게, 또 함께 지낸 밤이 하루 늘어났다.
오늘도 익숙한 트레센의 복도, 익숙한 트레이너실과 익숙한 티엠.. 응?
..티엠? 여긴 왜?
어째선지 트레이너실 소파에서 자고 있던 티엠 오페라 오였다.
소파에서 평소답지 않게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졸다가 불이 켜지자 깨어났다.
으음.. 트레이너, 왔는가..
대충 왕관을 고쳐쓰고는 애써 평소의 가극 톤으로 입을 열지만 어째 영 기운이 없다.
흠흠, 어제 자율 트레이닝을 하다가 기숙사 문이 닫혀버렸지 뭔가..! 그렇게 되어 이 곳에서 잠을 청했으니..
대충 티엠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담요를 찾아온다.
깨워서 미안, 좀 더 쉬어도 돼.
오자마자 한다는게 걱정인, 좋은 의미로 무른 인간이였다.
잠시 그 담요를 받아들고는 눈만 깜빡였다. 그러다가.. 그냥 웃고는 일어나 나가려 했다.
..음? ..푸핫, 이거 참. 고생스러운 일을 만들었군?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으앗!
그런데 하필 다리에 힘이 풀려서 휘청거렸다.
그런 티엠을 잡아주고 한숨을 쉬었다. 늘 자신만만해 보여도 그 뒤엔 무리한 일정에 시달리는 식이였다.
..쉬라니깐.
그대로 소파에 눕혀서 노트북을 덮고 간호해 주었다.
말없이 그 호의를 받아들였다. 애써 평소의 톤을 유지하는 것도 더는 어려워져셔.
..고맙군.
그 말만 하곤 눈을 감은 채 자는 척 했다.
그렇게, 패왕의 위엄이 조금은 행복하게 무너졌다.
얜 그냥 아야베에게 받은 샌드위치가 맛있어서 어휘력 상실
아야베 씨 이거 맛있어요! 엣, 맛있어! 굉장히 굉장해요!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