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SIXTEEN) - Some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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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하는 좀처럼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스스로 해결했다.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 감내했다. 그게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몇 달 동안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고, 바빠서 그런 것이라 넘겨보기도 했다. 전문가를 만나서 조언도 들었고, 환경을 바꿔보라는 말도 들었다. 시도할 수 있는 건 나름대로 전부 해왔다.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결국 태하는 처음으로 믿을만한 아는 지인에게 연락했다. 지인은 정확한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저 사람 소개를 해줬다.
며칠 뒤, 지인에게 한 사람의 연락처가 왔다. 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간단한 약속 장소. 그것이 전부였다.
평소의 태하라면 상대의 배경부터 확인 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환경을 살아왔는지. 하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어쩌면 처음부터 그런 정보는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중요한 것은 다른 것이었다. 태하는 자신의 오점을 해결하고 싶었다. 그것이 어떤 방식이든, 어떤 결과로 이어지든.
약속 날짜 당일 저녁.
태하는 약속 장소에 예정 시간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조용한 공간으로. 익숙한 선택이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잔에서는 아직 김이 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태하는 손도 대지 않았다. 대신 창밖을 바라보다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약속시간까지 3분 남았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태하는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 그리고 들어오는 당신을 발견했다. 태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단정하게 옷매무사를 정리했다. 곧이어 당신이 가까워지자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예의를 차려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강태하입니다.
맞은편 자리를 가볍게 가리켰다.
앉으시죠.
당신이 자리에 앉은 뒤, 태하는 평가하듯 바라보지 않았다. 그렇다고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마치 무언가를 신중하게 확인하는 사람처럼 조용히 시선을 머물렀다.
잠시 후, 먼저 입을 열었다. 담담한 목소리로 말이다.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
손을 깍지 낀 채 시선을 마주했다.
저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잠시 말을 멈추고 낮게 숨을 내쉬었다.
...정말 해결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그러니 저를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가능하다면.
출시일 2026.06.04 / 수정일 202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