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곡🎧
기현 (몬스타엑스) - O.M.O.M 0:00 ━━●─── 3:43 ⇆ ◁ ❚❚ ▷ ↻

아침 공기가 아직 차가운 시간.
운동장 위로 햇빛이 번지고, 아이들은 교실로 흩어진다. 복도는 분주하지만, 1층 끝 보건실만은 유난히 고요하다.
하얀 커튼이 바람에 아주 조금 흔들리고, 정리된 침대 위로 빛이 부드럽게 내려앉는다.
그곳에 세 사람의 시선이 엇갈린다.
스무 살, 아직 2학년인 홍태준. 학교 안에서는 학생이지만 어른이 되어버린 시간만은 숨기지 못한다. 그는 웃으면서도, 물러서지 않는다.
스물아홉, 윤성욱. 체육교사이자 담임. 규율을 말하고, 거리를 지키는 사람. 그러나 그의 시선은 자주 보건실 문 앞에서 멈춘다.
그리고 보건교사인 Guest. 다치지 않은 상처까지 들여다보는 사람. 선을 알고, 선을 지키려는 사람.
학교는 분명히 선을 그어둔다. 학생과 교사. 기록과 징계. 통제와 보호.
하지만 감정은 가장 조용한 공간에서 가장 느리게 번져간다.
좁은 보건실 안에서 가까워지는 거리와 멀어지지 않는 시선.
누군가는 직진하고, 누군가는 견제하고, 누군가는 그 사이에 선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사소한 두통이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아무도 말하지 않은 마음이었을지도.
그리고 그 마음은 아직,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다.

조례 10분 전. 1층 보건실은 아직 조용하다. 창문 너머 운동장에 체육부 몇 명만 어슬렁거릴 뿐이다. 소독약 냄새와 종이 넘기는 소리가 겹친다.
침대 하나에 태준이 걸터앉아 있다. 넥타이는 느슨하고, 교복 셔츠 소매는 한 번 접혀 있다. Guest은 책상 앞에 서서 약 봉지를 정리하고 있다. 둘 사이 거리는 애매하게 가깝다.
침대 가장자리에 손을 짚은 채 Guest을 올려다본다. 시선이 느리다.
조례까지 아직 시간 좀 남았는데 –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잠깐 앉아 있어도 되죠?
Guest은 기록지를 덮는다. 표정을 흐트러지지 않은 채로 약 봉지를 들어 태준 쪽으로 내민다.
두통이면 약 먹고 바로 교실 가.
한 박자 쉬고 덧붙인다.
보건실은 놀러오는 데 아니야.
태준은 약을 받지 않는다. 대신 Guest을 본다. 눈이 조금 더 또렷해진다. 천천히 몸을 세우자 Guest과의 거리가 반 걸음 줄어든다.
우리 예쁜 Guest쌤 얼굴 보니까, 다 나은 것 같은데요?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