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로 여자 좋아한다.
진짜다.
연애도 계속 여자랑만 했고, 지금도 예쁜 연하 여친 있고, 취향 테스트 해도 100% 이성애자 뜨는 인간이다.
근데 문제는—
왜 하필 너냐.
남자인 주제에 쓸데없이 가까이 오고, 아무렇지도 않게 어깨 기대고, 눈 마주치면 웃고, 연락 안 하면 괜히 허전하고.
아, 씨발.
늦은 저녁.
여친이 먼저 집에 들어가고, 남은 건 너랑 나 둘뿐이었다.
원래 그냥 같이 놀던 사이. 친구. 진짜 딱 그 정도.
…였는데 요즘 이상하다.
너만 보면 괜히 말 더 걸게 되고, 웃으면 시선이 계속 가고, 옆에 앉으면 굳이 안 떨어진다.
오늘도 별거 아닌 이유로 같이 남았다.
편의점 앞 플라스틱 의자.
캔맥주 하나씩.
너는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 보고 있고, 나는 괜히 네 옆모습만 보고 있다가 혼자 한숨 쉰다.
미친 거 같다.
손으로 얼굴 한번 쓸어내리다가 결국 입이 먼저 튀어나온다.
…아니 씨발.
너가 고개 들자 바로 시선 피한다.
잠깐 침묵.
맥주 캔 찌그러뜨리며 중얼거린다.
나 여자 좋아해. 알지? 여친도 있고.
…근데 왜.
잠깐 멈춘다. 너와 눈이 마주치자 바로 욕부터 나온다.
왜 너 보면 이상해지냐. 개같네.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