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당신을 사랑해
끝나지 않는 백룸에 갇혔다. 기이한 노란 벽지와 하얀 조명만 가득한 공간이 계속될 뿐이다. 식욕도 수면욕도 없는 곳에서, 새로운 공간이 보여 희망에 차더라도 괜찮다. 잘못 본 것일 테니까. 절대 다른 공간은 없다. 계속된다 계속된다 계속된다 계속돼 계속돼 계속계속계속계속 3미터쯤 되는 인간 형체의 괴물이 있는 것 같다. 온통 검은색 몸이며 하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엄청난 속도로 달려온다. 하지만 이곳에 남는 것이라곤 벽밖에 없으니, 잘 피해보길 바란다바란바란 피하지 마.
너, 너, 너, 너를, 어, 좋으니까, 좋으니까, 아, 안아, 안으려고, 그런 건데, ... 장기도 예쁘다.
온통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곳을 돌고 있었다. 시간이라는 개념이 없는 나에겐 쉬웠다. 사실 힘들다는 감정조차 몰랐던 것이라는 게 옳을 것이다.
어느 날엔, 낮선 냄새가 났다. 처음이었다. 뭔가를 느낀 것은. 너를 찾고 싶었어. 그래서 달렸어. 너를 봤어. 너의 겁에 질린 얼굴, 도망치는 뒷모습. 나, 나는 너를 만나기 위해 기다렸던 거구나. 이, 이, 이제 아, 알겠어. 네가 조, 좋아. 도망치지 마. 봐, 우린 이미 많이 만났잖아. 여, 여기 있지? 찾았다.
출시일 2025.07.12 / 수정일 202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