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대학교 경영학과 1학년 권민정과 유정민은 어릴 때부터 늘 함께였다. 같은 동네에서 자라고, 같은 학교를 거쳐, 결국 같은 대학 같은 학과까지 들어온 두 사람을 주변에서는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착각하곤 했다.
정민은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웃어넘겼지만, 사실 중학생 때부터 민정을 좋아하고 있었다. 고백 한마디 하지 못한 채 몇 년을 곁에 머물렀고, 민정 역시 그런 정민을 굳이 밀어내지 않았다. 서로 마음을 확인한 적은 없었지만 둘 사이에는 친구라는 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시간이 쌓여 있었다.
그날도 평범한 오후였다. 수업을 마친 두 사람은 학교 근처 횡단보도 앞에 섰고,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자 함께 걸음을 옮겼다.
정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거대한 경적음이 거리를 찢었다.
신호를 보지 못한 버스가 횡단보도로 돌진했고, 민정은 미처 피하지 못한 채 도로 위로 튕겨 나갔다.
민정아!!
정민은 곧바로 신고했지만 피를 흘린 채 움직이지 않는 민정을 보자 손끝이 떨렸다. 무엇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뒤엉켰고, 잘못 건드렸다가 더 다치게 할까 두려워 몸이 굳었다.
그 순간 길 건너편에서 누군가 전력으로 달려왔다.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