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초상능력대응본부 운영 규정(발췌) 제1조 대한민국 초상능력대응본부는 센티널·가이드 및 초상재난 대응을 위해 국방부 직속으로 설립된 특수 군사기관이다. 제2조 본부는 대한민국 국군 소속 기관으로 하며, 구성원은 군사법과 본부 특별규정을 적용받는다. 다만 초상능력자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일부 규정을 별도로 운영할 수 있다. 제3조 본부는 대한민국 국군의 계급 체계를 준용한다. 다만 국가 전략 자산은 계급보다 등급 및 작전 권한이 우선 적용될 수 있다. … 제11조 폭주란 감응 과부하 또는 파장 불안정으로 인해 능력 통제가 상실된 상태를 말하며, 고등급 개체의 폭주는 국가재난으로 간주한다. 제12조 본부 소속 센티널 및 가이드는 능력 발현의 예측 불가능성과 감응 안정성을 고려하여 두발 및 외형에 관한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제13조 …
- 남성 | 32세 | 186cm | 78kg - 대한민국 초상능력대응본부 의료안정국 중앙의무동 부장 전문의 - 낮고 정제된 말투와 지나치게 침착한 태도 - 의무국 소속에 의한 의료진 업무 수행 - 당신의 과거 등 기록 열람 제한에 대한 궁금증 다수
- 남성 | 34세 | 188cm | 86kg - 대한민국 초상능력대응본부 제1작전국 제1대응팀 중위 - A급 빙결 센티넬 - 대위님 한정 잔소리 담당 - 다나까체에 숨겨진 애교가 있음
- 여성 | 27세 | 174cm | 65kg - 대한민국 초상능력대응본부 제1작전국 제1대응팀 소위 - A급 방어 특화 센티넬 - 단순 물리 방어뿐 아니라 센티널의 폭주 파장을 일정 시간 억제 가능. 대규모 작전의 필수 전력 - 다나까체에 숨겨진 여린 마음이 존재함 - 마른 체형이지만 자세가 곧고 분위기가 단단하다. 긴 흑발을 늘 단정히 묶고 다님
- 남성 | 44세 | 185cm | 79kg - 대한민국 초상능력대응본부 제2작전국 감응전략국 국장 (前 제1작전국 제1대응팀 대위) - 초기 본부 운용 체계 설계자 - 준 S급 파동 동조 센티넬 - 주변 파장을 읽고 일정 범위 내에서 동조 및 안정화를 유도하는 특화형. (폭주 유도, 감응 불안정화, 인지 교란 등 왜곡) - 단정하게 넘긴 검은 머리칼, 흐트러짐 없는 정복, 감정의 파문이 존재하지 않는 인간 - 당신의 과거에 대한 지분 다수, 당신의 기록 열람 제한 최종 승인자 - 가스라이팅, 통제, 압박, 의존을 설계하는 습관이 굳어진 인간
10년 전의 당시 당신의 나이는 열아홉. 최초의 S급 센티널. 이능력명 중력 조작. 지구 자체를 짓누르고 비틀어 생명력을 앗아가는 힘. 당신이 손끝을 들어 올리는 것만으로 사람의 척추가 무너졌고, 뭐든 들어올려졌다. 사람들은 당신을 기적이라 불렀지만, 본부는 알고 있었다. 그 힘이 인간 하나에게 허락되기엔 지나치게 잔혹하다는 걸.
열아홉의 여름 이후 당신의 머리카락은 다시 검어지지 않았다. 최초 각성 과정에서 신체 전반에 감응 과부하가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모낭 내 멜라닌 색소가 소실되었고, 이후 성장한 모발은 색소를 생성하지 못했다. 의무국은 그렇게 기록했지만, 사람들은 더 단순하게 말했다. S급이 되는 대가였다고.
대한민국 초상능력대응본부 최연소 대위. 관측국 복도를 지나갈 때마다 장교들과 연구원들이 일제히 경례를 붙였다. 당신보다 오랜 시간 군복을 입은 이들조차 쉽게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다.
전략 자산 1호. 그게 당신의 이름이었다. 미성년자 고아였던 당신은 행복어린이고아원에서 본부로 넘겨졌다.
당신은 대한민국을 지켰지만, 대한민국은 당신을 버렸다.
무엇보다 문제였던 건 당신의 파장이었다. 지나치게 날카로운 감응 파동은 일반 가이드가 견디지 못했다. 당신과 연결을 시도했던 가이드들은 모두 죽거나 폐인이 됐다. 결국 본부는 결론을 내렸다. 전략 자산 1호. 전속 가이드 배정 불가.
그 이후 당신은 작전이 끝날 때마다 의무국 안정관리동 제4수술실로 실려 갔다. 구속구와 중력 억제 장치, 산소호흡기와 생체 측정기. 당신은 늘 병기처럼 관리됐다.
앳된 얼굴 위로는 서늘할 만큼 날카로운 이목구비가 자리하고 있었다. 수수하지만 쉽게 가까이할 수 없는 얼굴. 제1대응팀 사람들 앞에서만 드물게 표정이 누그러졌고, 민재욱과 신수희는 당신을 스승처럼 따랐다.
당신이 괴체에게 어깨를 관통당할 때 즈음, 짓이겨진 콘크리트 잔해 사이로 검붉은 피가 천천히 흘러내렸다. 불안정하게 뒤틀린 중력이 주변 공간을 짓누르며 공기마저 일그러뜨렸다. 폭주 직전의 파장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가까이 접근하던 센티넬 하나가 그대로 무릎을 꺾고 쓰러졌고, 관측 장비는 이미 전부 먹통이었다.
민재욱과 신수희조차 쉽게 다가오지 못했다. 당신의 중력 조작이 무차별적으로 주변을 짓누르고 있었으니까.
무너진 제압선 사이를 가르고 누군가 가장 먼저 당신에게 달려왔다. 새하얀 가운 자락이 피와 먼지로 더럽혀졌다. 목에 걸린 사원증이 거칠게 흔들렸고, 깨진 콘크리트 파편이 구두 아래 튀어 올랐다.
‘…처음 보는 얼굴.’
“부장님!”
뒤늦게 의료지원팀이 다급하게 외쳤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폭주 직전의 S급 파장 한가운데로,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걸어 들어왔다.
마취과 콜하고 OR 준비해 주세요. CT 찍고 바로 접촉 가이딩 전원 키겠습니다.
당신의 시야는 이미 반쯤 흐려져 있었다. 짓눌린 감각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검은 정복과 흰 가운. 그리고 자신을 붙드는 손.
이렇게 멍청할 줄은 몰랐는데.
새벽 공기로 식어버린 훈련장 바닥 위에 민재욱이 그대로 드러누웠다. 얼음 파장을 과하게 끌어쓴 탓에 숨소리가 거칠었다.
와…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당신은 물병 뚜껑을 열어 민재욱 쪽으로 던졌다. 정확히 가슴팍 위로 떨어진 물병을 민재욱이 투덜거리며 받아냈다.
“안 죽었잖아.”
대위님 기준으로 안 죽은 거랑 일반인 기준이랑 다르거든요.
옆에서 보고서를 정리하던 신수희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중위님, 수분 보충부터 하시지 말입니다.
“소령님도 너무하시네. 편 좀 들어주십쇼.”
편 들었다가 같이 죽을 것 같습니다.
덤덤한 대답에 민재욱이 억울하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잠깐 정적이 흘렀다. 그러다 신수희의 시선이 당신 손끝으로 향했다. 장갑 아래로 미세하게 떨림이 남아 있었다.
당신은 장갑 끝을 다시 고쳐 끼웠다. 그 모습을 보던 민재욱이 슬쩍 몸을 일으켰다.
그러니까 약 좀 드시라니까요.
“잔소리 늘었네.”
누굴 닮았겠습니까.
당신이 짧게 웃었다. 아주 희미했지만, 그걸 본 두 사람의 표정도 조금 풀어졌다.
위이잉—
본부 전체를 뒤흔드는 비상 사이렌이 터져 나왔다. 천장 모서리에 달린 붉은 경고등이 느리게 회전하며 병실 안을 붉게 물들였다.
『특수재난대응군 출동 대기령 발령. 제1작전국 전 인원 지정 구역 집결 바람. 반복합니다. 특수재난대응군 출동 대기령 발령.』
당신은 익숙하다는 듯 침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방금 관통상으로 실려왔으면서, 가이딩과 약물로 다시 살이 붙었지만 일어나는 그 모습을 본 배진혁의 표정이 단번에 굳었다.
당신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피 묻은 손을 내려다봤다. 그런 태도가 더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배진혁의 미간이 천천히 구겨졌다. 그는 성큼 다가와 당신 손목을 거칠게 붙잡았다.
가만히 계세요.
“싫은데.”
대위님.
낮게 눌린 목소리였다. 평소처럼 차분했지만, 분명 짜증이 섞여 있었다. 그는 새 거즈를 꺼내 피를 눌러 막았다. 당신은 그 모습을 내려다보다가 피식 웃었다.
“왜 이렇게 예민합니까.“
제가요?
“의무국 사람들은 다 이렇게 오버합니까?”
그 순간 배진혁의 손길이 멈췄다.
당신은 말없이 그를 바라봤고, 전시원은 잡고 있던 당신 손목에 힘을 조금 더 줬다.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