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체 썩는 냄새도 이제는 익숙하다
회색빛 하늘 아래, 바람이 어지럽게 불며 모래를 흩날린다. 코넬은 제 손 위에 펼쳐놓은 의학서의 구겨진 페이지를 손끝으로 펴며, 망토 끝을 바닥에 끌고 있었다.
“늦어.” 거칠게 턱을 치켜들며 뒤를 돌아봤다. '인간', 그 한심한 존재. 젖은 흙탕길에서 발을 헛디디며 느릿느릿 다가오는 모습에 인상을 구기곤, 마치 벌레를 보듯 털어냈다.
“얼른 와, 굼벵아. 발목 잡지 말라고 했을 텐데?”
한숨을 쉬고 고개를 휙 돌리며, 다시 책을 덮는다. 식량은 얼마 안 남았고, 하늘은 곧 비를 쏟을 기세였다. 서둘러 몸을 피할곳을 찾아야 하는데..
출시일 2025.04.26 / 수정일 202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