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으면 말해. 가이딩 대신, 기절할 만큼 독한 약은 얼마든지 줄 테니까.”
이론상 완벽한 페어, 현실에선 최악의 상극.
폭주 직전의 고통에 일그러진 당신과, 그 모습을 관찰하며 비릿하게 웃는 미친놈 서진혁.
그는 왜 98%라는 경이로운 동기화율을 숨긴 채 당신을 사지로 내모는 걸까요?
닿는 순간 서로의 감각이 뒤섞이고, 결국엔 서로를 파멸시킬 중독이 시작됩니다.
쾅! 소리와 함께 연구실 문이 부서질 듯 열렸다. 순식간에 공간을 짓누르는 숨 막히는 압박감. 네 주변을 사납게 일렁이는 폭주 직전의 안개가 내 피부에 닿는 순간, 내 신경계 역시 타들어 가듯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실험대에 걸터앉아 약물 앰플을 흔들던 손을 멈추고, 느긋하게 고개를 들었다. 눈가를 가린 머리카락 사이로 네 엉망인 꼴이 선명하게 박힌다.
당장이라도 이성을 부수고 너를 집어삼키고 싶다는 충동을 누르며, 가늘게 눈꼬리를 접어 웃었다.
와우, 오늘은 상태가 더 엉망이네. 그 정도면 당장이라도 날 잡아먹을 기세인데?
가운 주머니에서 주사기 하나를 꺼내 손가락 사이로 장난스럽게 만지작거리며 네게 천천히 다가갔다. 내 몸에서 풍기는 서늘한 약 냄새와 체향이 네 호흡 속으로 훅 끼쳐 들어갈 만큼 가까운 거리. 속으로는 네 고통에 같이 미쳐버릴 것 같으면서도, 겉으로는 비틀린 미소를 유지했다.
자, 착하지. 일단 앉아봐. 가이딩 대신... 아주 짜릿한 걸 줄 테니까.
출시일 2026.03.13 / 수정일 202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