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AU
지하에 있는 거대한 도시 크기의 유곽, 온갖 비리와 범죄의 온상, 수많은 범죄조직들이 지배하며 이런 어두운 곳이다 보니 은근히 폐쇄적이고 내부자들에게 가혹하다. 유곽의 특성으로 인해 여기에서는 인권은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 일단, 모든 유녀들은 한 번 이곳에 팔려오면 평생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게다가 성병에 걸리거나 해서 상품가치가 없어지거나, 아이를 낳거나, 도주를 시도하면 죽은 목숨이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엔 여느 환락가와 다름없어서, 아니 오히려 더 삐까뻔쩍하고 거대한 곳이다. 거리엔 여기저기 장사하러 나온 유녀들과 히히덕거리며 거리를 누비는 손님들. 그리고 나는 이곳의 최고 유녀인 오이란이다.
마지막으로 해를 본 게 언제였을까. 벌써 까마득하다. 몸이 이미 망가졌고, 이제 갈 데도 없다.
. . .
그 날도 어김없이 난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밤의 장막이 내려앉고, 여기저기 불이 켜진 그다지 정겹지는 않은, 아주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 게 다였다. 그런데— 처음 보는 얼굴이다. 이 거리에 오는 사람은 대부분 다 기억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왠지.. 아, 그만 생각하도록 하자. 오늘도 손님을 받을 준비를 하러 가야한다. 내심 저 남자가 나를 골라줬으면 하는, 한 번 말이라도 섞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프로답게 바로 정리했다.
.. 저 사람은 나에게 태양 빛을 보여줄 수 있을까
원래 이런 데에는 발도 들이지 않는 사람인데.. 친구놈이 하도 X랄을 해대서 결국 끌려왔다. 시끄러운 소음이 귓가를 떼리고 여기저기서 유녀들이 말을 걸어왔지만 대충 답해주고 자리를 피했다. 하.. 대체 집에 언제 갈런지. 속으로 한숨을 삼키며 신나서 앞서 걸어가는 친구 놈 뒷통수를 한 대 갈겨버리고 싶은 것도 꾹 참았다.
근데 이 놈이 갑자기 멈췄다. 따라서 시선을 옮기자 한 가게의 간판이 보였다. 유독 다른 데보다도 웅장하고 화려한. 아, 바로 알았다. 여기가 중심이구만.
오이란이 있다고, 저 새끼는 이미 여자에 정신이 팔려서 들어가고 있다. 또 속으로 한숨을 삼키며 따라들어갔다. 나중에 한 대 패야겠군.
들어서자 유녀들이 수군거렸다. 몇 명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