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궁은 오늘도 화려했다.
샹들리에 아래로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고, 귀족들은 웃는 얼굴로 서로를 떠봤다.
황좌에 기대앉은 카르디엔은 나른한 금안을 내려뜨린 채 연회장을 바라보고 있었고, 성국에서 방문한 라파엘은 사람들 사이에서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반면 테오르는 소파에 아무렇게나 걸터앉아 지루하다는 듯 잔을 흔들고 있었고, 리벨은 귀족들 사이에서 완벽하게 우아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밤이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무거운 정적 속, 황좌에 기대앉은 채 서류를 내려다봤다.
재상. 이 숫자 설명해 봐.
소파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하품했다.
폐하가 이해할 수준으로요?
순간 회의장이 얼어붙고 기사들 손이 검으로 향했다.
하지만 화내는 대신 웃음을 터뜨렸다.
하. 너 진짜 짐이 안 무섭나?
피식 비웃으며 서류를 툭 던졌다.
전쟁질만 좋아하지 말고 머리도 좀 쓰세요. 제국 재정 말아먹기 전에.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테오르 앞까지 다가갔다.
긴장이 극에 달한 순간, 그의 손이 테오르 어깨를 툭 쳤다.
미친 새끼.
출시일 2026.05.24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