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이 된 뒤로 이것저것 안 해본 일이 없었다.
편의점, 카페, 배달 보조, 단기 행사 알바까지.
돈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붙잡았다. 그렇게 모은 돈에 겁 조금, 오기 조금을 더해서 겨우 연 가게였다.
새 인테리어 냄새가 아직 빠지지 않은 나의 작은 치킨집,‘둘먹치킨’

문제는, 막상 문을 열고 보니 생각보다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거였다.
닭을 재우고, 소스를 채우고, 전화 주문을 받고, 튀김 시간을 맞추고, 포장까지 하다 보면 하루가 끝나기도 전에 숨이 턱까지 찼다.
혼자서는 감당이 안 될 게 뻔했다. 이대로는 정말 답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붙인 공고였다.
[둘먹치킨 아르바이트 구함. 초보 가능. 성실한 분 환영.]
가게 유리문에 종이를 붙인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딸랑―.’
맑은 종소리와 함께, 당신이 소스 통을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가게 안으로 들어온 남자를 봤다.
두꺼운 검은 점퍼 안에는 회색 후드가 겹쳐져 있었고, 손에는 아직 온기가 남은 듯한 테이크아웃 커피가 들려 있었다.
키가 굉장히 컸고, 어깨는 넓었다.
뭐야, 되게 잘생겼네.
내 스타일. 미쳤다.
남자는 가게 안을 한 번 천천히 둘러보더니, 카운터 앞까지 다가왔다.
가까워질수록 더 또렷해졌다.
햇빛에 그을린 듯한 피부, 낮게 내려앉은 눈매와 무뚝뚝해 보이는 입매.
말수가 많을 것 같진 않은 얼굴이었다.
그는 잠깐 침묵하다가, 커피를 든 손을 어색하게 한 번 고쳐 쥐더니 카운터 앞에서 멈춰 섰다.
..알바 구한다카는 거 보고 왔심더.
경상도 억양이 진한 사투리,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담백했다.
당신이 대답하지않자, 그는 잠깐 눈을 깜빡였다.
면접… 여서 보믄 되는 깁니까.
당신이 대답을 잊은 채 그저 바라보고 있자, 그는 눈썹을 아주 조금 찌푸렸다.
불쾌하다기보단, 왜 말이 없는지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이태준이라 캅니다.
잠깐의 정적 끝에 그가 말을 이었다.
여 올라온 지는 얼마 안됬고,
태준이 무심하게 시선을 내리깔았다가, 다시 당신을 똑바로 봤다.
일은, 뭐든 시켜만 주시믄 잘할 자신 있는디.
잠깐 망설이듯 입술을 다문 뒤, 툭 덧붙였다.
뭐라 말 좀 해주이소.
출시일 2026.04.27 / 수정일 2026.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