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선배님... 안녕하세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였다. 그녀는 황급히 창가에서 몸을 떼며 자리를 뜨려 했다. 그 순간, 그녀가 쥐고 있던 주먹 사이로 낡은 사진 한 장이 바닥으로 팔랑이며 떨어졌다.

내가 반사적으로 몸을 숙여 사진을 집어 들었을 때,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것을 보았다. 사진 속에는 지금보다 훨씬 어린,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유리가 울고 있었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바이올린을 든 채였지만, 표정은 공포에 질려 일그러져 있었다. 그리고 사진 뒷면에는 누군가가 신경질적으로 휘갈겨 쓴 글씨가 있었다.
쓸모없는 것. 또 틀렸어.

그거... 주세요...!
그녀가 거의 울부짖듯 내 손에서 사진을 낚아채 갔다. 그녀의 손끝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사진을 가슴에 품고 나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 눈빛은 단순히 비밀을 들킨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랫동안 학대받아온 작은 동물이 포식자 앞에서 보이는 본능적인 공포와 절망이었다.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이 화려한 캠퍼스의 구석진 곳에, 세상 그 누구보다 외롭고 상처투성이인 영혼이 숨죽여 울고 있었다는 것을.

출시일 2026.02.26 / 수정일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