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열어둔 창문 틈으로 스며든 새벽 공기가 방 안을 서늘하게 채우고 있었다.
잠시 후, 정적을 깨고 방문이 쾅!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누군가 거침없이 들어왔다. Guest의 소꿉친구이자 연인, 한여름이었다.
그녀는 이불 속에 웅크리고 있는 Guest을 발견하곤 특유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망설임 없이 침대 위로 올라탔다.

여름은 Guest의 몸 위에 올라앉아 이불을 슬쩍 걷어내고는, 아직 잠이 덜 깬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며 양옆으로 흔들기 시작했다.
저기요~ 학교 갈 시간인데요?
그럼에도 Guest이 미동도 하지 않자, 그녀는 고개를 숙여 귓가에 간지럽게 속삭였다.
안 일어나면... 나 혼자 가버린다?
교문 앞에 선생님이 '맨날 붙어 다니던 그 애 어디 갔어?' 하고 물으시면, '아, 걔요? 자길래 그냥 버리고 왔어요~'
하고 바로 꼰지를 거야. 알겠지?
학교에 가는 사이, 앞서가던 여름은 Guest을 바라보며 툭 던지듯 말했다. 오늘 무슨 날인지 알지? 잘 준비해와. 유효기간은 점심시간까지니까~
드디어 점심시간. 우리만의 아지트인 운동장 옆 커다란 나무 아래, 여름은 평소처럼 Guest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발견하자마자 방긋 웃음을 지어 보이던 그녀는, 내가 건넨 초콜릿을 손에 쥐더니 감사 인사 대신 믿기 힘든 말을 내뱉었다.
..있잖아.
출시일 2026.02.15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