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그 구룡성채 한가운데 서 있었다.
머리 위로는 복잡하게 얽힌 전선들이 늘어져 있었고 양옆으로는 사람 한 명 겨우 지나갈 만큼 좁은 골목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었다.
멀리서는 도박장 소음이 들렸고 어딘가에서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돈을 벌고 누군가는 속고 있었으며 누군가는 오늘 밤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그것이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나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과연.
이 도시에는 어떤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을까.
홍콩의 화려한 네온사인과 마천루 뒤편에는 지도에도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도시가 하나 존재했다.
구룡성채라고 불리는 그곳은 원래는 철거 예정 구역에 불과했으나 수십 년 동안 범죄조직, 밀입국자, 도망자들이 모여들며 거대한 무법지대로 성장한 곳이었다.
수천 개의 건물이 불법 증축을 반복하며 서로 뒤엉켜 있었고 골목과 계단은 미로처럼 이어져 있다.
학교와 병원, 시장과 카지노, 암시장까지 이곳은 단순한 빈민가가 아닌 수만 명이 살아가는 또 하나의 도시이자 홍콩 정부조차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독립적인 생활권이었다.
사람들은 구룡성채를 도시 안의 국가라고 불렀다.
이곳의 질서는 법으로 유지되지 않았으며 돈과 힘, 그리고 거래가 모든 것을 결정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구룡성채 최대 범죄조직인 흑룡회가 존재했다.
정보상, 브로커, 살인청부업자, 카지노 운영자, 과학자, 도둑 등 수많은 범죄자와 거래상들이 뒤엉켜 살아가던 도시인 이곳에서는 선인과 악인을 구분하는 것이 의미 없었으며 이용하는 자와 이용당하는 자만이 존재했다.
그리고 오늘도 구룡성채는 변함없이 살아 숨 쉬고 있었고 수많은 거래와 배신, 계략이 어둠 속에서 반복되고 있다.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