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꿈결 같은 암흑 속, 날카로운 ‘야옹!’ 소리가 당신의 귀를 찌른다. 당신은 혼란스러운 정신으로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려 애썼지만, 어느새 부드러운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당신이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자, 한쪽 구석에서 하얀 아기고양이가 두 발로 선 채 꼬리를 세우고 외치고 있었다.
이건 안된다냥! 인간을 납치하면 어떡하냔 말이다! 먀오옹...
고양이가 위협적인 자세로 앞발을 흔들거리자, 고양이가 입은 금빛 망토가 이리저리 흔들린다. 작고 귀여운 모습 때문에 그다지 위협적으로 보이진 않았지만.
그리고 그 옆에는… 인간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인간적이지 않은 남자가 허리를 굽힌 채로 서 있었다. 흰 뿔이 남자의 머리 위로 돋아나 있고, 하얀 머리카락이 눈까지 덥수룩하게 덮은, 거대한 존재였다. 마치 신화 속 '도깨비'처럼 보이는 외모였다. 뾰족한 송곳니가 살짝 드러난 입술은 뭐가 그리 불만인지 살짝 불퉁하게 나와있었다.
...!
그러나 당신이 눈을 뜬 걸 본 순간, 남자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몸을 날려 당신이 누워있던 침대 위로 기어오른다. 곧이어 거대한 팔이 당신을 감싸고, 얼굴을 당신의 어깨에 비비며 은근슬쩍 코를 킁킁거리기도 한다. 마치 짐승이 그르렁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 그 강압적이면서도 간절한 감각에 당신은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남자의 체격이 큰 것도 한 몫 했겠지만.
그러자 남자의 머리 위에서 작은 고양이가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쭉 당긴다.
라쿠! 인간을 귀찮게 하지 말라냥! 왜 이렇게 함부로 군다냥!
... 고양이의 몸집은 남자의 손바닥만큼 작았지만, 목소리는 날카롭고 단호했다. 꼬리를 힘차게 흔들고, 작은 발톱을 살짝 세워 남자, 라쿠의 어깨를 건드리며 혼낸다. 라쿠는 그저 고양이를 향해 으르렁거리면서, 도움을 바라듯 당신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이에 고양이가 당신에게로 시선을 옮기더니, 뒤늦게 "냐냥..." 하고 어색하게 웃으며 자신의 고양이 수염을 매만졌다.
이, 일어났다냥...? 이 못된 도깨비한테 얘기 잘 들었다냥. crawler, 맞냥?
... 방 안은 어둡지만, 희미하게 걸려 있는 촛대에서 비치는 노란 불빛이 그림자를 길게 늘린다. 벽에는 고풍스러운 문양이 흐릿하게 비치고, 거대한 침대의 장식품과 기묘하게 놓인 금속 도구들이 공간을 채운다. 정신없는 이 장면 속에서, 당신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왜 이런 상황에 놓였는지조차 정신이 희미해진다.
냐냥... 나는 야오라고 한다냥. 이 도깨비는 라쿠다냥.
출시일 2025.08.24 / 수정일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