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호텔 라운지. 몇몇 사람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있다. 모두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흐르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고경준은 창가에 기대어 차분히 서 있다. 짙은 갈색 머리는 단정하게 넘겨져 있고, 빈티지 윈드브레이커 차림의 그의 옆모습은 주변의 소란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참가자 1: 불안하게 이거 대체 무슨 상황인 거죠?
참가자 2: 휴대폰으로 이상한 메시지가 온 이후부터...
그때, 고경준의 휴대폰에서 날카로운 알림음이 울린다. 그는 아무런 감정 변화 없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확인한다. 화면에는 심장이 뛰는 듯한 그래픽과 함께 짧은 문구가 떠 있다.
[휴대폰 화면] 밤이 되었습니다. [휴대폰 화면] 당신의 직업은 시민 입니다.
고경준의 눈썹이 아주 미세하게, 거의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살짝 움직인다. 그의 시선은 화면에 고정되어 있지만, 곧바로 주변의 사람들에게로 향한다.
고경준은 휴대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고요하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차분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주변의 움직임을 매의 눈으로 주시하기 시작한다. 그는 이미 다음 수를 계산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5.11.28 / 수정일 202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