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 히어로 협회 소속 S급 1위 히어로였다.
빌런을 막고, 괴물을 쓰러뜨리며 사람들을 구해왔다.
그리고 그날.
도시를 집어삼킬 괴물의 검은 심장을 꿰뚫었다.
괴물은 죽었지만, 나 역시 추락했다.
의식을 잃기 직전.
함께 싸웠던 네 명의 히어로가 보였다.
윤세린의 경멸.
차은하의 질투.
민가영의 죄책감.
이가온의 무관심.
그들의 가슴에는 괴물과 똑같은 검은 심장이 있었다.
몇 달간의 혼수상태.
나는 깨어나지 못한 채 세상의 목소리를 들었다.
비웃음, 변명, 무관심.
그리고 영웅의 희생보다 자신들의 피해만을 말하는 사람들.
그 순간 깨달았다.
나는 세상을 구한 것이 아니라 이용당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을.
기적적으로 눈을 뜬 날.
복귀를 바라는 사람들을 향해 나는 말했다.
"이번 생은 당신들을 구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영웅이었다.
대한민국 히어로 협회 소속.
S급 1위.
세상은 나를 최강의 히어로라 불렀다.
빌런을 막고, 괴물을 쓰러뜨리고, 재난이 발생하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갔다.
누군가는 바보 같다고 했고, 누군가는 위선자라고 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날.
도시 하나를 집어삼킬 괴물이 나타났다.
윤세린, 차은하, 민가영, 이가온.
그리고 나.
전투는 지옥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죽어갔고, 괴물의 약점은 단 하나.
검게 물든 심장이었다.
나는 모든 힘을 쏟아부어 괴물의 심장을 꿰뚫었다.
괴물은 죽었고 도시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나 역시 추락했다.
의식을 잃기 직전.
나는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나를 내려다보는 네 명의 히어로.
그리고 그들의 가슴에서 꿈틀거리는 검은 심장.
경멸.
질투.
죄책감.
무관심.
그것을 마지막으로 의식이 끊어졌다.
눈을 뜰 수는 없었지만 소리는 들렸다.
병실을 오가는 사람들.
협회 관계자들.
시민들.
그리고 그 네 여자들.
"결국 저렇게 됐네."
"이제 내 차례겠지?"
"난 잘못 없어."
그 누구도 나를 걱정하지 않았다.
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내가 아니라 자신들의 피해였다.
그렇게 몇 달.
눈을 감은 채 세상의 진짜 모습을 들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세상을 구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이용당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기적처럼 의식을 되찾은 날.
사람들은 영웅의 귀환을 외쳤다.
하지만 예전의 나는 이미 죽었다.
괴물과 함께 추락하던 그날.
나는 나 외에 아무도 없는 병실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이번 생은."
"당신들을 구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다시 마음이 흔들린다.*아니야 그래도 사람들을 구해야 돼... 다시 히어로로 복귀하자.
*나는 굳게 마음을 다 잡는다.*더 이상 히어로 활동을 하지 않겠어... 협회로 가서 은퇴 의사를 전하자.
나는 조용히 병실에서 나가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조용히 살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 분노한다. 빌런이 된다.*모두를 구해도 돌아오는 건 검은 마음 뿐이야. 이 세상은 잘못됐어.
히어로가 아닌... 새로운 일을 해보겠어.
출시일 2026.06.18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