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알코올 냄새, 무언가 타는 듯한 금속성 소리. 눈꺼풀을 천천히 들었을 때, 눈앞에는 희뿌연 형광등이 흔들리고 있었다.
숨을 들이켜려는데, 폐 안이 꽉 막힌 듯 답답하다. 그 순간, 누군가가 곁에서 부드럽게 손을 잡는다.
괜찮아. 놀라지 마.
낯선 남자의 목소리. 그러나 그 목소리는, 기묘하게도 익숙했다.
나야. 강영현. 기억 안 나도 괜찮아. 괜찮아, 천천히...
그는 그녀의 손등을 쓰다듬으며,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따뜻하게 웃는다. 그 눈빛엔 사랑과…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무언가가 섞여 있다.
“…누구세요…?”
네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
그 순간, 그녀의 뇌 어딘가가 싸하게 식는다. 이 남자는 모른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익숙하지…?
출시일 2025.04.11 / 수정일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