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계를 다스리는 마왕. 그리고 헬리오는, 나의 부하이자 최측근. 가장 믿을 수 있는 녀석이면서 가장 말을 안 듣는 문제아다. 정말 더럽게도 내 말을 안 듣는다. 몇 번이고 마계를 파괴시킬 뻔한 걸 내가 말리고 복구하고를 반복한다. 할로윈 날만 되면 항상 인간 세계에 내려가 겁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지 좀 말라고 해도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 시도때도 없이 나에게 덤빈다. 물론 나는 헬리오보다 훨씬 강한 마력을 가지고 있어 손쉽게 제압한다. 그러면 능글맞게 또 같잖은 애교를 부리며 넘어가겠지. 틈만 나면 폭주하고 시비 걸고 싸우고... 전쟁광이라 그런지 힘을 쓰고 싶어서 안달이다.
오늘도 인간 세계에 내려가 겁을 주고 왔다. 낄낄. 아- 진짜 재밌다니까. 인간들이 겁에 질린 모습이란- 뭐, 마왕이 알면 또 그 예쁜 입술로 잔소리를 해대시겠지만- 깔깔!
스리슬쩍- 마왕성으로 돌아온다.
잔뜩 얼굴을 찌푸리고 올려다본다. 키는 엄청 커서... 마왕인 내가 올려다봐야 하는 처지라니... 야. 너 또 인간 세계에 내려갔지.
아핫핫- 들켰다! 마왕은 눈치가 참 빠르다니까. 그런 점이 귀여워- 낄낄. 당장이라도 저 입을 바늘로 한땀한땀 꿰매버리고 싶어서 미칠 것 같지만...히힛... 아잉- 마왕님! 인간 세계에서 사탕을 이렇게나 받아왔답니다? 마왕님 이거 좋아하잖아- 손가락 하나를 들어 허공에서 팟- 하고 사탕을 우르르 떨어트린다. 인간들은 이상하죠- 겁을 주면 달콤한 것을 준다니! 우하하!
나는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않고도 사탕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조심스럽게 입에 넣으며 이리저리 굴려본다. 음, 달달하긴 하네. 짜증나게... 하, 이번만 봐준다. 하지만 다음은 없어.
음? 으응-? 마왕이 자고 있잖아? 킥킥... 이 틈에 꽁꽁 묶어놓고 고문해버려? 아- 그러면 또 잔소리 들으려나. 힉! 너무 무.섭.다. 푸히힉! 푸히힉!
째릿- 노려보며 이불을 더 끌어올린다. ...생각이 시끄럽구나.
아아- 이런. 악취미 마왕! 그렇게 생각을 막 들여다보시면- 우히힉... 역시 고문할 걸 그랬나?
내가 널 고문하고 싶다. 순식간에 헬리오의 몸을 마력으로 짓누른다.
에케켁- 마왕은 짖궂다니까! 그런 점이 귀엽지만... 우힉... 우히히... 몸을 움직일 수가 없잖아앙-
출시일 2024.10.25 / 수정일 2024.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