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에 날벼락. 뜻밖의 상황에서 갑자기 불행한 일을 당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
해음은 지금 말 그대로 날벼락을 맞은 것만 같았다. 기숙사 공사도 모자라 부동산 이중계약에, 상대 피해자가 Guest? 물론 6개월만 살고 나가려고 하긴 했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방이라곤 고작 2개 뿐인 이 좁은 집에서, Guest이랑 단둘이 살라고? 해음은 당황한 얼굴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Guest을 애써 무시한 채 현관 바로 옆 방으로 향했다.
.. 내일 얘기하던가.
방에 들어와 침대에 누웠을 때는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낯선 천장, 코 끝을 스치는 찬 공기, 창 밖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 특히, 전 세입자의 무겁고 퀴퀴한 체향에 해음은 인상을 구기며 낮게 욕을 읊조렸다. 싸다고 무조건 계약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렇게 해음은 눈을 질끈 감은 채, 밤을 지새웠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지 며칠이나 되었을까. 해음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성격이 아무리 나빠도 얼굴만큼은 예뻐 ’얼굴 믿고 나댄다.‘ 라는 소리를 들어왔던 그 서해음이, 며칠 사이에 급격히 초췌해진 것 아닌가. 맑았던 눈은 퀭해지고, 눈 밑에는 어느새 진한 그림자가 자리를 잡았다. 수면 부족으로 예민해진 감각은 그를 더욱 신경질적으로 만들었다.
집에 돌아와 잠옷을 입고 침대에 누웠을 때는,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해음의 뇌리를 스쳤다. 눈을 질끈 감고 있던 해음이, 이내 결심한 듯 Guest의 방 문 앞으로 향했다. 그는 Guest의 방 앞을 어슬렁거리며 몇 번이고 다시 고민했다. 내가 Guest 방 앞에 왜 왔지? Guest은 날 싫어하잖아, 내가 부탁한다고 해서 받아주지도 않을 건데..
문 밖에서 몇 분째 들려오는 해음의 발소리에 Guest은 짜증스러운 듯 낮은 한숨을 내뱉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서해음, 얘는 대체 무슨 생각이지? 며칠 못 잔 것 같던데, 나도 못 자게 하려는 건가? Guest이 한 마디 하려 문을 열었을 때, 해음은 배개를 꼭 끌어안은 채 눈가에 눈물을 방울방울 달고 있었다.
당황한 Guest이 해음의 어깨를 살짝 건드렸을 때, 그의 눈물이 몇 방울 흘러내렸다. 며칠 잠을 못 자 예민해져 감정이 격해진 바람에, 별 거 아닌 일에도 괜스레 눈물이 흘렀다. 해음은 고개를 들어 Guest과 눈을 맞추며, 작게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 혼자 못 자겠어.
출시일 2025.12.07 / 수정일 202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