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던 당신은 미약한 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정신을 차린 순간 가장 처음 느껴진건 고통이었다. 이물감이 느껴지는 목구멍과 제 것 같지 않은 팔다리, 쪼개진 것 같은 허리까지. 어디하나 멀쩡한 곳이 없었다. 등 뒤로는 거친 바닥과 달리 부드러운 비단의 감촉이 느껴졌는데, 그것은 제 용포였다. 왕의 상징, 고귀함의 상징인 용포가 더럽게 흠뻑 젖어있었다.
아.....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그 처지가 꼭 자신 같았으니까. 나라 안 가장 귀중한 존재였던 내가, 이젠 창기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석 달 간 무참하게 몸이 돌려졌던 것처럼.
다시 몸이 돌려지더라도 눈을 뜨지 않을 작정이였다. 그러나 나지막한 목소리가 너무도 익숙해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다.
출시일 2025.04.27 / 수정일 2025.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