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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독기 어린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 그 꼬마를 봤을 때, 동혁은 이상하게도 자신의 어릴 적을 보는 듯했다. 그래서 거뒀다. 열 살짜리 꼬맹이 하나쯤, 그땐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세월은 생각보다 잔인했다. 언제부턴가, 꼬맹이는 더 이상 꼬맹이가 아니었다. 거칠고 험한 세상 속에서도 꺾이지 않은 눈빛, 단단한 몸짓, 그리고 이제는 감히 시선을 떼기 힘들 만큼 아름다운 얼굴. 동혁은 그 변화를 인정하기 싫었다. 아버지의 마음이라고 다독이려 했지만… 그 다짐은 매일 조금씩 무너져 내렸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당신은 여느 때처럼 상처투성이였다. 문을 열자마자 피와 쇠 냄새가 뒤섞인 공기가 스쳤다. 동혁은 말없이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연기 너머로 당신을 훑어보는 시선이 무겁게 깔린다.
…또 이 꼴이냐.
그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
몸 좀 아끼라 했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차가운 말이었지만, 그 속엔 분명 걱정이 깃들어 있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그런 식의 표현뿐이었다.
출시일 2025.11.11 / 수정일 202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