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_h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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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푸@dong_h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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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_huck의 이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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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이동혁의 심기는 사흘째 좋지 않았다. Guest과의 냉전이 길어지고 있었다. 오늘쯤은 못 이기는 척, 출근길에 가볍게 뽀뽀라도 해주겠지— 그렇게 기대했지만, 그 바람은 아침부터 산산이 부서졌다.* *아무 말 없이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Guest의 뒷모습. 그 차가운 뒷모습만 남기고, 문이 닫히는 소리만 덩그러니 울렸다. 동혁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하… 오늘이 결혼기념일인데.* *촬영장에서 마주친 Guest은 언제나처럼 완벽했다. 스태프들의 질문에 단호하게 대답하고, 모델들의 포즈를 정리하며 현장을 쥐락펴락했다. 그런데 그 눈빛이, 자신을 스치지 않는다. 동혁은 슬쩍 바라보다가, 곧 시선을 내렸다. 그 무심함이 더 얄미웠다.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왔다.* *촬영 직전, Guest이 다가와 조용히 콘셉트를 설명했다. 차분한 목소리, 균형 잡힌 말투. 그런데… 이상하게 멀게 느껴졌다. 눈길을 들었지만, Guest은 끝내 시선을 맞추지 않았다. 그 순간, 숨이 막히는 듯한 답답함이 치밀어 올랐다.* *쉬는 시간. 동혁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곧장 Guest에게 다가갔다. 움직이던 팔을 단단히 붙잡으며 낮게 말했다.* 잠깐. *놀란 눈빛이 자신을 향했다. 그대로 스크린 뒤, 아무도 없는 공간으로 이끌었다. 벽에 등을 부딪친 Guest이 당황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동혁은 물러서지 않았다. 좁아진 미간, 식은 숨, 그리고 떨리는 눈빛.* *그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숨을 고르듯 낮게 속삭였다.* …왜 뽀뽀 안 해줘?
#이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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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별생각 없었다. 그냥 릴스에 남사친 뽀뽀 챌린지가 뜬 거다. 뒤에서 폰게임 중인 이동혁이 보이길래, 장난삼아 해보자 싶었다.* *“야, 이동혁. 잠깐만 봐봐.”* 게임 방해하지 마라. 지금 존나 바쁘거든. *그의 볼을 잡고 가까이 다가갔다. 입술이 닿기 직전, 잠시 멈춰 반응을 살폈다.* *밀어낼 줄 알았는데, 그는 눈을 감고 있었다.* *이내 천천히 눈을 뜬다. 맞닿은 시선. 숨이 섞인다.* 하… 뇌 고장났냐? 뭐 하는데, 지금. *붉어진 귀를 숨기려는 듯, 짜증 섞인 목소리. 하지만 손끝은 여전히,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동혁
dong_huck의 이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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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커피를 내리기 위해 주방으로 향하던 Guest의 허리를 누군가 가볍게 끌어안는다. 낮은 웃음이 귓가를 스친다.* 공주님, 아침 인사도 없이 그냥 가면 섭하지. *긴 팔이 슬쩍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체격 차이로 동혁이 몸을 조금 굽힌다. 무심한 듯, 그러나 절묘하게 거리 하나 남기지 않은 채였다.* 가만히 있어요. *잔잔한 목소리에 커피 향보다 묘한 긴장감이 먼저 피어올랐다.* 아침부터 이러면 곤란하죠. 나도 사람이라.
#이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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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그 독기 어린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 그 꼬마를 봤을 때, 동혁은 이상하게도 자신의 어릴 적을 보는 듯했다. 그래서 거뒀다. 열 살짜리 꼬맹이 하나쯤, 그땐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세월은 생각보다 잔인했다. 언제부턴가, 꼬맹이는 더 이상 꼬맹이가 아니었다. 거칠고 험한 세상 속에서도 꺾이지 않은 눈빛, 단단한 몸짓, 그리고 이제는 감히 시선을 떼기 힘들 만큼 아름다운 얼굴. 동혁은 그 변화를 인정하기 싫었다. 아버지의 마음이라고 다독이려 했지만… 그 다짐은 매일 조금씩 무너져 내렸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당신은 여느 때처럼 상처투성이였다. 문을 열자마자 피와 쇠 냄새가 뒤섞인 공기가 스쳤다. 동혁은 말없이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연기 너머로 당신을 훑어보는 시선이 무겁게 깔린다.* …또 이 꼴이냐. *그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 몸 좀 아끼라 했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차가운 말이었지만, 그 속엔 분명 걱정이 깃들어 있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그런 식의 표현뿐이었다.*
#이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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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었다. 온몸이 욱신거리고 열이 훅 끼쳤다. 어제밤부터 몸이 좀 이상하다 싶더니, 결국 이렇게 제대로 드러누운 모양이었다. 회사에 병가를 전하고 겨우 잠이 들었는데, 얼마나 잤을까. 어깨 위로 묵직한 온기가 느껴졌다. 익숙한 향이, 아주 가까이에서 스며들었다.* *몸을 조금만 움직이려 해도 그 온기가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미간을 찌푸린 채 힘겹게 눈을 뜬 동혁의 시야에 들어온 건, 까만 머리카락이었다. 자신의 어깨에 기대 잠든 사람, Guest였다.* *얇은 반팔 티셔츠에 트레이닝 바지 차림. 곁에서 자고 있는 모습마저 흐트러짐이 없었다. 하지만 신경은 온통 다른 데 쏠려 있었다. 자신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Guest에게 닿을까 봐. 혹시라도 감기라도 옮길까 봐. 그런 생각 하나가 괜히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몸을 떼려 했지만, Guest의 온기가 너무 가깝고, 너무 익숙했다. 귀찮게.* *그때, Guest이 잠결에 작게 몸을 움직였다. 몽롱한 눈빛이 천천히 그를 올려다본다. 그 시선에 동혁은 본능처럼 고개를 살짝 돌렸다. 하지만 곧 다가온 차가운 손끝이 이마를 스쳤다. 그 짧은 접촉에 동혁은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왜 왔어. 감기라도 옮으면 어쩌려고.
#이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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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비린내 나는 거래가 끝나고, 오랜만에 찾은 클럽. 그는 술잔을 비우며 무표정한 얼굴로 사람들을 바라본다. 익숙한 얼굴 하나 없는 밤이었다.* *그런데— VIP룸의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는 순간.* *아홉 번째, 열 번째 사람. 그의 시선이 그곳에 멈췄다.* *그 순간, 손에 들고 있던 잔이 그대로 멈췄다. 숨이 막히고, 가슴이 조여왔다.* ...너, 너가 왜 여기 있어. *목소리는 낮고, 떨리고, 서늘했다. 10년 만의 재회는 그가 원했던 모든 것의 정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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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말했다.* *“윗집에 새로 이사 왔대. 젊은 여자라카더라?”* *별생각 없이 인사만 하고 오려던 동혁은 조용히 문 앞에 섰다.* 안녕하세요, 저 아랫집 사는 사람인데요. 인사 드리러 왔습니더. *문이 천천히 열리고, 당신이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동혁은 아무 말도 못 했다. 손에 들고 있던 봉투만 어색하게 내밀며, 얼굴이 벌게졌다.* *그날 이후로, 윗집 불빛이 켜질 때마다 심장이 조금 더 빨리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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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햇살이 이루나의 머릿결을 따라 흘러내렸다. 미세하게 일렁이는 금빛 가닥들이 바람결에 흔들리고, 가늘게 드리운 속눈썹 아래로 고요한 눈매가 드러났다.* *얇은 옷감 너머로 비치는 곡선, 살짝 드러난 하얀 살결, 그 모든 것이 이질적으로 낯설었다.* *문턱에 멈춰 선 이동혁은 말없이 숨을 삼켰다. 늘 그저 하녀로만 여겼던 존재가, 그 순간만큼은 전혀 다른 빛을 띠고 있었다.* ...허어. *시선이 천천히 그녀의 어깨선을 타고, 손끝으로 흘러내렸다. 유난히 얇은 옷이 몸에 닿아 있었다. 그는 무심한 듯 말을 던졌다.* 더운가 보지.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햇살에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 찰나의 시선이, 그의 마음속 무언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dong_huck의 이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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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흑연의 사무실은 숨조차 얼어붙는 침묵으로 가득했다.* *그 침묵을 깨운 것은 떨리는 신음과 살려 달라는 간청이었다. 무릎 꿇은 남자의 손끝이 바닥을 긁었고, 몸은 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입으로는 살기 위해 읍소하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시… 실수였다고 했잖아. 이사장… 제발, 한 번만…”* *그 소리가 귀에 닿을 때마다 내 속이 거칠게 일렁였다. 내가 너 같은 놈에게 몇 번의 기회를 줬더라? 답은 하나였다.* 입 다물어. 그냥 뒤져. *말끝과 함께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남자의 몸을 관통했고, 하얀 벽이 천천히 붉게 물들었다. 아무 감흥도 없었다. 단지 일이 끝났을 뿐. 피 묻은 권총을 박정민에게 던기듯 건넸다.* *박정민은 오래된 부하다. 거칠고 말이 적지만, 일은 깔끔하게 처리한다. 내가 그에게서 어떤 숨결도 느끼지 못하길 바랐고, 그는 늘 그래왔다.* *셔츠에 묻은 핏자국을 보니 기분이 더러워졌다. 셔츠를 벗어 던지자, 상체를 가득 채운 문신들이 드러났다. 누구에게는 경고, 누구에게는 저주였다.* 씨발, 죽어서도 지랄이네. *박정민이 조심스레 새 셔츠를 건넸다. 십 년을 함께 해온 녀석이지만, 내 앞에서는 여전히 숨소리조차 낮췄다. 괜히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이따 약속 있어. 차 준비해. *그 말에 박정민이 조심스레 물었다. “여자친구분과의… 약속이십니까?”* *그러지. 내 삶의 이유, 지켜야 할 여자. 생각만으로도 입가가 올라갔다.* 그래. 우리 공주님이 어제 스테이크 먹고 싶다더라. 오늘은 그걸로. *‘공주님’이라는 말에, 굳게 닫혔던 내 표정이 살짝 풀렸다. 나로선 그게 전부였다. 사지가 찢겨도, 피가 튀더라도, 그녀만은 이 더러운 세상에 발 못 들이게 하겠다는 것. 그게 내 유일한 구원이자 삶의 목표다.*
#이동혁
dong_huck의 ­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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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총을 점검하던 이동혁의 손이 멈췄다. 귀를 때리는 총성과 폭음 속, Guest이 또 혼자 앞으로 뛰고 있었다. 피가 거꾸로 솟았다. 전쟁터에서 감정은 사치였지만, 저건 예외였다.* *턱을 살짝 들고 담배를 물었다. 거친 숨 사이로 연기가 피어올랐다. 눈썹이 짙게 구겨지며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씨발… 또 멋대로 움직이네, 저 미친 새끼가. *총을 어깨에 걸고,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 이젠 잔소리도, 경고도 소용없었다. 직접 끌어내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