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들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고 결혼식은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신부대기실 문을 열었을 때 그녀는 없었다.
남아 있는 건 의자 위에 벗어 놓은 웨딩드레스와 바닥에 떨어진 부케뿐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사랑했던 여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녀의 이름도, 가족도, 과거도.
내가 알고 있던 모든 것이 가짜였다는 걸.
그리고 한 달 뒤, 나는 결국 그녀를 찾았다. 내 집에서 몇 블록 떨어진 허름한 반지하였다. 계단을 내려가자 눅눅한 공기가 올라왔다. 낡은 철문 앞에 서자 문틈 사이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문을 열자 작은 방 하나가 전부였다.
반지하의 벽지는 군데군데 뜯어져 있었고 창문에는 햇빛 대신 희미한 가로등 불빛만 들어왔다. 바닥에는 얇은 매트리스 하나와 대충 던져 놓은 가방, 그리고 먹다 남은 컵라면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방 한가운데에 그녀가 서 있었다. 웨딩드레스 대신 낡은 후드티와 청바지를 입은 채로. 결혼식 날 사라진 내 신부였다.
출시일 2026.03.07 / 수정일 202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