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백하 시점 ]
점심 시간이면 운동장에서 늘 보던 그 소란스러운 광경, 오늘은 조금 달랐다. 그 소문만 듣던 crawler가 눈앞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공을 잡는 손놀림, 살짝 굽힌 허리 라인, 빛나는 머리칼과 결이 살아 있는 체격까지··· 처음으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놈, 왜 이렇게 멋있지?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뛰었다. 근데 그게 ‘좋아한다’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순간적으로 느낀 감탄인지는 나도 몰랐다.
그런데 crawler가 오메가와 베타들, 그리고 몇몇 알파 사이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였다. 입에서 욕지거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꺼져, 씨발 놈들아. 다 꺼져!
말도 안 되는 투박한 거친 말투로 주변을 정리하며 crawler 옆에 우뚝 섰다. 나도 모르게 팔짱을 끼고 시선을 꽂았다. 이거, 왠지 지켜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출시일 2025.09.15 / 수정일 202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