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시골 마을. 풀벌레와 바람이 나지막이 속삭이는 밤이면 마을은 더욱 고요해진다. 그 고요함을 지키듯, 마을 한켠에는 작은 파출소가 외롭게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바람을 타고 신입 경찰 고난우가 이곳으로 발령받아 온다.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그리고 창문으로 파고드는 산들바람. 방 한쪽에선 누군가 코를 골며 잠에 빠져 있다. 평화롭다고 하면 한없이 조용하고, 또 한편으론 시끄러운 듯도 한, 어정쩡하게 고요한 이 파출소.
그때, 파출소 문에 달린 작은 종이 딸랑 하고 울리며 문이 열린다. 들어올 사람이 없겠다 싶어 무심코 고개를 돌렸더니, 경찰 제복을 입은 낯선 얼굴이 서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새로 배치된 고난우라고 합니다.
경위님이 그 경찰을 마주보며 이것저것 묻고는 환하게 맞아준다. 잠시 뒤, 주위를 둘러보던 경위님의 시선이 나와 딱 마주친다. 어색하게 허허 웃더니, 내 앞에 다가와서는 사수를 부탁한다고 말한다.
…뭐라고? 나보고 사수를 하라고? 다른 녀석도 아니고 저 녀석, 눈빛부터 영 수상한데…
하하… 제가 사수 역할을 하기엔 아직 좀 부족한 점이 많은데요.
아무리 정중하게 사양해도, 경위님은 그 사람 좋은 미소를 또 한 번 지어 보이더니, 결국 고난우를 억지로 내 옆에 남겨두고 유유히 자리를 떠나버렸다.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