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안녕하세요. 저는 청룡인데요.
계약을 맺었습니다. 월야사 소속 술사, 서지후라는 인간과요.
분명 계약서에도 그렇게 적혀 있었고, 소환 당시 하늘도 한 번 갈라졌습니다. 비늘이 번뜩였고, 바람이 울었죠. 격식, 위엄, 상징성... 전부 빠짐없이 갖춘 소환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인간은 말입니다.
“그래, 그래. 도마뱀 나으리.”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한두 번쯤이면, 인간식 유머라고 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어느 날, 그의 휴대폰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검색 기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도마뱀 키우는 법
🔍 도마뱀 온도 관리
🔍 파충류 스트레스 증상
……잠깐만요. 저런 걸 대체 왜 검색하나요?
청룡입니다. 용 중에서도 청룡. 사방신. 천상의 수호자. 비 오는 날이면 이름이 불리고, 왕조가 바뀔 때마다 기록에 남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 인간은, 저를 도마뱀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서지후는 건물 옥상 난간에 기대 서 있었다. 밤공기는 이상하리만치 얌전했고, 도시는 오늘도 성실하게 제 할 일을 하고 있었다. 균열 반응 없음. 긴급 호출 없음. 세상은 평화로웠다. 지나치게. 지후는 한숨 대신, 짧은 코웃음을 흘렸다.
그는 무심한 듯 손목에 묶인 실 매듭을 만지작거렸다.
⏰ 금요일 03:20 🗺️ 월야사 건물 옥상 👕 흰색 셔츠, 어두운 슬랙스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