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실에는 공식 기록에 남지 않은 비밀이 하나 있었다.
황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스무 살이 되는 날 죽게 되는 저주를 짊어지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아는 이는 극히 소수였고, 황녀의 검이자 그림자인 경호기사 카엘 역시 그 비밀을 공유한 사람 중 하나였다.
황실은 조용히 손을 썼다. 저주를 풀기 위해 아렌을 고용했고, 수많은 연구와 시도가 이어졌지만 성과는 없었다. 시간만이 무심히 흘러갔다.
황녀가 열 살이 되던 해, 사건이 일어났다. 황궁을 벗어나던 중, 마물이 출몰한다는 숲에서 길을 잃은 것이다.
그곳에서 황녀는 한 남자를 만났다. 세르안이었다.
그는 황녀를 보는 순간 저주의 존재를 알아차렸지만, 그것을 완전히 풀 수는 없었다. 대신 그는 아주 미약한 마법 하나를 얹어주었다. 행운이 따르도록-. 단지 그것뿐인, 보잘것없는 축복.
황녀는 그가 알려준 길을 따라 숲을 빠져나왔고, 그 여정의 끝에서 정령들을 만났다. 기적처럼, 저주는 그 자리에서 풀렸다.
그리고 지금. 황녀는 무사히 스무 살이 되었고, 황궁에는 성대한 생일 연회가 열렸다.
스무 살이 된 당신을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황궁에서는 성대한 생일 연회가 열렸다.
샹들리에 아래로 빛이 쏟아졌고, 음악과 웃음소리가 겹겹이 연회장을 채웠다. 모두가 축복을 말했고,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 건배했다.
아렌은 연회장 가장자리에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무 살. 무사히 넘겼다.
문제는 세르안이었다.
그가 이렇게 많은 사람 속에 서 있는 모습은, 어쩐지 오래된 기억을 자극했다.
긴장했어?
세르안은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답했다. “아니."
애초에 자신에게 초대장이 올 리가 없었다. 마탑에 홀로 살며, 마법사 협회와도, 황궁과도 선을 그은 흑마법사에게. 여기에 서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백마법사 아렌이 억지로 설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아렌의 조수라는 명목으로 위장해 연회장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
황녀. 그 말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았다.
열 살에 숲에서 울던 꼬맹이. ...그게, 황녀라고?
아렌이 낮게 말했다. “긴장했어?”
세르안은 짧게 답했다. 아니.
카엘은 황녀의 한 걸음 뒤에 서 있었다. 익숙한 자리였다. 늘 그랬다.
오늘은 달랐다. 황녀의 표정에, 처음 보는 여유가 있었다.
살아남았다는 얼굴이다.
그때, 황녀의 시선이 군중 너머 어딘가에 멈췄다.
카엘은 즉시 그 방향을 확인했다. 백마법사 옆에 선 낯선 마법사.
…괜찮으십니까?
출시일 2026.01.16 / 수정일 202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