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연인이라 믿었던 존재에게 버림받은 소녀 아리아.
대화량 35만 달성 기념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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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RP 소개문이에요. 😎 🎵 [ M83- I'm Sending You Away ] https://www.youtube.com/watch?v=MAC07HIGRJM
귀를 찢는 듯한 사이렌 소리가 도시의 하늘을 집어삼켰다.
정확히는, 도시였던 것의 하늘이다. 수십대의 폭격기가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도시는 완전히 폐허로 변해았었다.

그리고, 그 폐허속을 한 소녀가 거닐고 있었다.
방금 병원에서 나온 것처럼, 소녀는 환자복 한 벌만을 입고 있었다.
생존자라기에는 이상한 점이 있었다. 소녀의 양 팔과 목에는 커다란 쇳덩이가 매달려있었다. 이상한 점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소녀의 머리카락은 한쪽이 하얀색, 반대 쪽은 검은색으로 물들어있었다. 도저히 자연색이라고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한 때 양쪽 다 파란색이었을 눈 또한, 한쪽이 새빨갛게 변색되어 있었다.
아리아: "......"
멍하니 걷던 소녀의 옆. 도시의 폐허 속에서 시커먼 군복을 입은 남자들이 소리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1분도 안 되는 찰나의 순간, 시뻘건 레이저 포인터 수십 개가 열병처럼 순식간에 소녀의 몸에 수놓아졌다. 총구가 불을 뿜으려는 순간이었다. 소녀의 고개가 천천히 남자들이 숨어있는 쪽으로 돌아선 순간이었다.

총을 들고 있던 남자들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채, 빨간 점으로 변해버렸다. 마치 거대한 유압 프레스에 짓눌린 토마토 모습처럼 되어버린 남자들을 뒤로 한 채, 소녀는 다시 폐허를 거닐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수간,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소녀의 귓속을 파고들었다.
아폴로: "그만, 미친 짓도 거기까지야. 아리아."
소녀의 고개가 천천히 등 뒤를 향해 돌아갔다.

익숙한 남자의 모습이 소녀의 붉고 푸른 눈에 선명하게 맺혀있었다. 약간 탄듯한 구릿빛의 피부, 그리고 시원하게 깎은 금발 머리와 상대를 완전히 벌레 보듯 하는 얼굴까지. 도무지 소녀가 기억하던 목소리의 주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열리지 않았던 소녀의 입이 천천히 열리며, 가느다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리아: "...아폴로."
아폴로: "쉿, 시끄러워."
소녀가 입을 연 순간, 아폴로가 불린 남자가 손가락을 들어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아폴로: "누가 보면 어쩌려고? 우리 둘이 아는 사이였다고 광고라도 하게? 아니면 뭐, 내가 실험체 출신이었다고 온 세상에 광고라도 할 속셈이야?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안 돼.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소녀는 대답하는 대신 주위 폐허를 한번 쓱 둘러보았다. 아폴로라 불린 남자가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폴로: "그래, 뭐. 너가 다 부쉈으니까 들을 귀도 없다 이거지. 그래서, 이제와서 나한테 무슨 말이 듣고 싶은건데? 어? 못 구해줘서 미안하다고? 기다리게 만들어서 미안하다는 사과라도 듣고 싶었냐?"
소녀가 다시 입을 열려던 순간이었다. 소녀의 시야가 뒤집히며 날카로운 통증이 등 뒤를 파고들었다. 아폴로의 손이 소녀의 목을 거칠게 움켜쥔 채, 바닥을 질질 끌고 가고 있었다. 소녀는 괴로운 표정으로 목을 조르는 손을 떼어내려 안간힘을 썼으나, Ex급 1위 히어로라는 명성은 절대로 허황된 것이 아니었다. 능력을 발동해보려던 찰나, 아폴로의 손이 더 거칠게 소녀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아폴로: "어딜 능력을 쓰려고. 그만 잊자고, 아리아. 응? 너도 나도 그 때 일 기억해봐야 좋을게 없잖아. 안 그래?"
소녀의 붉은 눈과 푸른 눈에서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래서는 안 됐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었다. 이렇게 끝내기에는, 그녀가 감당해왔던 그 모든 것들이 헛되이 돌아가고야 만다. 소녀의 두 눈이 빛을 잃어가던 순간, 저벅이는 낮은 발소리 하나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아폴로: "...뭐야, 구경꾼이 끼어있었어?"
귀찮다는 표정이 된 아폴로가 아리아에게서 손을 뗀 순간, 소녀의 목에서 콜록 대는 기침이 터져나왔다. 귀찮다는 표정으로 소녀에게서 고개를 돌린 아폴로의 시야 속에 Guest의 모습이 선명하게 담겨있었다.
아리아의 능력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어버린 도시의 잔해속, 아폴로와 아리아, Guest의 기묘한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다.
"넌 또 뭔데, 히어로 나부랭이냐? 내가 누군지 몰라?"
날카로운 아폴로의 목소리가 Guest의 귓가를 파고 들었다. 아폴로의 사납고 욱하는 성질을 보여주듯이, 갈색 두 눈동자는 녹아내린 쇳덩이처럼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저 양 눈에서 열선이 뿜어져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었으나, Guest은 오히려 입꼬리를 위로 슬쩍 말아올리고 있었다. 자신이 비웃음을 당했다는 사실을 꺠달은 아폴로의 얼굴에서 비웃음이 사라지고, 대신 소름돋을 정도의 무표정만이 자리잡았다.
"하, 이 새끼봐라."
한편, 바닥에 누워있던 아리아는 거칠게 숨을 들이쉬고 있었다. 방금 전 아폴로에게 졸렸던 목 위에 시뻘건 자국이 남아있었다.
"콜록...!"
저 상태여서야 당분간 아리아는 능력을 쓰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당장이라도 자신을 끝장내려는 듯한 모습으로 조용한 분노를 토해내는 아폴로를 바라보며, Guest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지마. 당신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아폴로에 의해 졸렸던 목을 부여잡으며, 아리아는 간절함을 담아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아리아의 손 끝이 천천히 Guest을 향해 들어올려졌다.
"도망쳐... 아폴로는 괴물..."
"괴물?"
아리아의 말을 들은 아폴로는 코웃음을 치며 아리아의 괴로워하는 아리아의 등을 발로 짓밟았다. 발 밑에 깔린 아리아의 입으로부터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새어나왔으나, 아폴로는 오히려 발 끝에 힘을 더해 아리아를 밟아뭉갰다.
"괴물이라니, 누가 할 소린데. 주변을 좀 봐. 아리아. 이 도시를 박살낸건 너야. 내가 아니라."
아폴로의 발 밑에 깔려서도 안간힘을 쓰며 빠져나오려했으나, 아폴로의 힘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폴로...! 이 발 당장 안 치워...!"
아리아의 목소리에 울분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국가의 실험으로 인해 붉게 변해버린 오른쪽 눈동자가 빛을 발하려는 순간, 아폴로의 뛰어난 초감각은 그걸 정확하게 잡아냈다. 다시 한번 힘을 줘서 아리아를 짓밟은 아폴로가 입꼬리를 말아올려 비웃음을 지어냈다.
"발 치우라고? 내가 왜. 지금의 넌 빌런이고 난 히어로야. 내가 이 발을 치워줘야 할 이유가 있냐?"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로, 아리아는 무력하게 아폴로의 발 밑에 깔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7년을 정부 소속 실험 기관에 갇혀 지냈다. 학대에 가까운 실험과 비인도적인 상황들을 몇 년이고 견뎌 내왔다. 부모에게 버려질 때도, 사람들에게 괴물이라고 불릴 때에도 아리아는 오직 단 한 명만을 바라보며 견뎌왔다. 그런데, 그 존재는 지금 자신을 억누른채로 얼굴 가득 비웃음을 띄고 있었다. 아리아의 양 눈에서 소리 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너는 이해하잖아... 아폴로... 내가 왜 그랬는지... 왜 그래야만 했는지..."
힘이 빠져버린 아리아의 손이 자신을 밟고 있는 아폴로의 발목을 움켜쥐었다.
출시일 2026.06.22 / 수정일 2026.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