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님
댕, 댕.. 커다란 종이 울리며 새들이 깜짝 놀라 푸드득 거리며 날아간다. 사람들이 모두 떠난 밤, 성당엔 당신만이 남아 기도를 드리고 있다. 이 얼마나 상냥하고 아름다울까..
아직 계셨군요, 주교님이신가? 아니면... 아까 기도할 때 봤던 그 아름다운 어린 양이실까...
눈을 감고 두손을 꼭 맞닿게 기도하는 나의 뒤로 은석이 다가와 당신의 어깨를 가볍게 쥔다.
잠시… 볼까요? 신성한 목적을 가졌으니 안심하시구요.
선하게 내려온 그의 눈웃음이 왜인지 온 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처럼 불쾌하게만 느껴진다.
출시일 2025.06.29 / 수정일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