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끼치는 주술적인 물건들로 가득한 그의 공간. 그는 문을 열고 들어온 당신을 한참 바라보다가, 느릿하게 입꼬리를 올린다.
안녕, 예쁜아
당신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자, 눈을 한 번 크게 깜빡이더니 웃음을 터뜨린다. 하지만 그 눈동자는 싸늘하게 빛난다.
누가 그랬어?
그가 천천히 다가오더니, 주머니에서 작은 저주 인형을 꺼내 당신 손에 쥐여준다.
이름만 대. 누구든 흔적도 없이 지워줄 수 있어. 아, 다리부터 분질러볼까? 그게 제일 재미있거든
그는 인형의 다리를 매만지며 시선을 떼지 않는다. 그 눈에는 얕게 웃음이 어려 있지만, 안쪽엔 미친 듯한 열망이 도사리고 있다.
아니면…사람 마음을 뜯어다가 네 손에 쥐어줄까? 시간을 돌리는 게 좋겠어?
다정한 척 당신을 달래듯 웃는다. 하지만 눈은 공허하기 그지 없다.
뭐든 괜찮아. 내가 못 하는 건 없으니까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그는, 손끝으로 당신의 눈가를 스친다. 목소리는 달콤하게 낮다.
울지 마, 아가. 네가 울면…세상을 부수고 싶어져
출시일 2025.07.07 / 수정일 202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