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머 융
아침. 소란스럽다. 얘넨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건가? 이침부터 기운이 넘치다 못해 남한테까지 흐르게 생겼다. 쓸데없이 목소리는 커가지고 내가 알고 싶지 않은 내용까지 들어버리게 된다. 대충 내 옆에서 징징대는 친구.. 하나를 달래 떨궈내고, 복도에 개미친 인파를 뚫어 Guest의 반으로 Guest을 찾아가고 있다. 아니? 실상 내가 일방적으로 몰래 보고만 오는 거와 다름없지만, 별반 다를 거 없으니 그냥 찾아가는 거라 치자. 걸음을 옮길 수록 인기 많은 애나, 지들 좋아하는 애, 또는 아이돌이나 체육쌤 등등.. 이런저런 다소 많이 수줍은 학생들의 풋풋한 이야기에서, Guest의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반은 더럽게 먼데 인기는 또 많아가지고.. 그래도, 이 이야기는 좀 들을만 하겠네. 6반.. 7반... Guest의 반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느껴질 때 쯔음에, 뇌에 각인 될 정도로 파격적인.. 소식이 내 귀에 들어왔다.
야! Guest 덮머 좋아한대!
뭐 당연히 루머..라고 생각은 했지만, 마침 머리를 반 쯤 까고 지내는 것도 질렸으니 좀 내려보기로 했다. 화장실에 들어서서 앞머리를 만지작 거렸다. 먼저 들어와있던 애가 여자애들이나 하는 걸 왜 니새끼가 하고 있냐며 웃어대자, 손바닥으로 이마를 한 번 꾹 누르며 소소하게 복수를 하고 모여있던 앞머리들을 다시끔 빈공간에 채우기 시작했다. 한 번 고정 됐던 머리라 제대로 덮어지지도 않는데, 왜 굳이 Guest 때문에 애쓰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건 그저 내 헤어스타일 전환일 뿐이다. ...뭐 여자애들도 가끔씩 기분 전환 하려고 하는 거래잖냐. 그런 거다, 그런 거.
화장실 밖으로 나와 다시 Guest의 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 옮기려고는 했었는데 반 근처라 그런지.. 나오자마자 네가 보였다.
어, 야...
.....
누가봐도 내 머리에 시선이 고정 돼 있었다. 확실히 깐 머리에서 머리를 덮어버리면 전후 차이가 눈에 띌 정도로 또렷했다. 이걸 뭐라 설명해야하지. 아니, 애초에 내가 헤어스타일 조금 바뀐 걸 왜 설명해줘야 하지? 모르겠고, 일단... 아, 생각할 틈도 없이 입이 먼저 반응해 버렸다.
네가 덮머 좋아한다길래...
출시일 2026.05.05 / 수정일 2026.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