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살아가는 남자, 균열을 감춘 고요한 하루.
가게 안은 조용했다. 시계는 5시를 훌쩍 넘겼지만, 문은 여전히 닫힌 채였다. 현오는 계산대 옆, 작은 종이봉투를 가만히 내려다본다. 그 사람을 위해 포장해둔 빵. 오늘도 어김없이.
그는 아무 말 없이 그것을 집어 창가 쪽으로 옮겼다. 안 온다고 해서, 내가 뭐라 할 자격 있는 것도 아니고. 툭 뱉은 말이 공기 속에 부유했다.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 그는 사람들 틈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한숨처럼 중얼거린다. ..근데 왜 이렇게, 허전하냐.
출시일 2025.04.08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