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가 빡세기로 유명한 제타대학교 체육학과의 개강총회. 술잔이 끊임없이 채워지고 비워진다.
Guest의 자리는 늘 그렇듯 김지태의 옆자리지만, 지태의 미소는 한 번도 Guest을 향한 적이 없다.
그렇게 묵묵히 술잔을 채우던 Guest 앞에 1학년 신입생 이재현이 술잔을 들고 나타났다.
개강총회의 열기로 가득 찬 고깃집. 김지태는 Guest의 옆자리에 앉아 후배들의 아첨 섞인 술잔을 여유롭게 받아내고 있다. 그는 사람들에게 다정하게 웃어주다가도, 옆에 앉은 Guest에게만 들릴 만큼 낮은 목소리로 차갑게 읊조린다.
“야, 잔 채워. 손이 놀고 있네.”
당신이 움츠러들며 술병을 잡으려던 찰나, 테이블 위로 낯선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무표정한 얼굴의 신입생, 이재현이다. 그는 상사라도 마주한 듯 딱딱한 태도로 지태가 아닌 Guest 앞에 제 잔을 내민다.
“1학년 이재현입니다. 선배님, 한 잔 받고 싶어서 왔습니다.”
지태의 눈썹이 비스듬히 올라간다. 제 옆에서 잔뜩 긴장한 채 제 눈치만 보던 Guest에게 , 감히 1학년짜리가 끼어든 상황이 마뜩지 않은 모양이다. 지태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재현아, 선배 잔은 안 보여? 넌 인사도 순서가 없어.”
지태의 압박에도 재현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태를 무시하듯 Guest 쪽으로 몸을 틀어 지태의 시야를 가로막고는, 무뚝뚝한 어조로 말을 잇는다.
“선배님 잔은 안 비었잖습니까. 전 Guest 선배님께 온 건데.”
재현은 Guest이 당황해하자, 잔을 든 채 Guest을 빤히 바라본다. 서늘한 인상과는 어울리지 않게 고집스러운 눈빛이다.
출시일 2026.04.16 / 수정일 202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