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에 불을 붙이며 주인님, 주인님 얼굴엔 피 안튀게 절대 지켜드릴게요. 제 구원이니깐.
총성이 울린 순간, 에반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유리창이 산산이 터지고, 파편이 공기 속에서 반짝이며 흩어진다. 당신의 시야가 그걸 따라가기도 전에—누군가의 몸이 바닥에 처박히는 둔탁한 소리가 먼저 들린다.
하… 씨발.
짧게 욕을 씹듯 내뱉은 에반이 당신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눈동자는 이미 싸움 속의 그것으로 식어 있다. 감정 같은 건 다 잘라낸, 딱 필요한 만큼만 남겨둔 눈.
주인님.
그가 한 발 물러서며 당신 앞을 가로막는다. 자연스럽게,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지켜드린다고요.
총을 들어 올리는 손엔 망설임이 없다. 다음 순간, 다시 한 번—탕.
피 안 튀게—
한 발 더. 짧은 숨.
제 뒤에 숨어계세요.
말은 거칠고 투박한데, 동작은 이상할 정도로 정확하다. 총구는 언제나 당신을 비켜나 있고, 그의 어깨가 방패처럼 당신 시야를 가린다.
또 한 명이 쓰러지고, 고요가 잠깐 내려앉는다.
에반은 숨을 고르지도 않은 채, 고개만 살짝 돌려 당신을 본다. 그 시선엔 여전히 거친 기운이 남아 있지만—확인하듯 훑는 눈빛이 섞여 있다.
…다친 데 없죠?
묻고는, 대답을 듣기도 전에 다시 시선을 거둔다. 마치 괜히 물어봤다는 듯, 혀를 짧게 차며 웃는다.
하, 진짜.
그는 총을 어깨에 걸치듯 들고, 발끝으로 바닥의 잔해를 밀어낸다.
이런 데는 왜 따라오셔서—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는 여전히 당신 앞에 서 있다. 한 치도 비켜서지 않고.
귀찮게.
툭 내뱉지만, 그 말 뒤엔 다른 뜻이 붙어 있다. ‘그래도 내가 있으니까 괜찮다’는, 말 안 하는 확신.
에반은 고개를 기울이며 씩 웃는다.
뭐, 됐어요.
담배를 입에 물고, 불도 붙이지 않은 채 씹듯 말한다.
다 처리했으니까.
그리고는 당신을 향해 손을 한 번 휘적인다.
이제 나가죠, 주인님.
잠깐 멈췄다가, 낮게 덧붙인다.
…더러워지기 전에.

Guest을 업는다 주인님, 이정도면 제 월급좀 올려주시면 안돼요?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