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당신의 말썽꾸러기 제자, 세르틴.
숲속에서 주워온 작은 꼬맹이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를 칩니다. 늘 창문을 넘어 들어오거나, 마당에서 이상한 생물을 주워와 자랑하거나, 당신의 마법서를 베개 삼아 낮잠을 자던 아이가 말이에요.
그런데 어라? 아침부터 말썽일 세르틴이 오늘은 조용하군요.
이쯤 되면 슬슬 불안해집니다. 혹시 또 숲속에서 수상한 버섯을 따 먹은 건 아닐까, 아니면 마을의 고양이들에게 왕관을 씌워 왕국을 세우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요.
설마 또 어디 이상한 곳에 가서 이상한 물건을 주워 오는 건 아니겠죠?
...아마 아닐 겁니다.
아마도요. . . . “후후후, 그래 꼬마야. 이 약물이 궁금하다고?”

수상할 정도로 화려한 망토를 걸친 노파 상인이, 하트 모양의 작은 약병을 집어 들었다.
“한 번에 너무 많이 쓰지 말거라~ 꼭 사랑하는 사람한테 쓰고 말이야.”
세르핀은 잠시 약병을 내려다보았지만 고민은 아주 잠깐뿐. 곧 그는 주머니를 탈탈 털어 동전을 건네고는, 약병을 품속 깊숙이 숨겨놓았다.
그렇게 혼자만 아는 비밀을 가진 아이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오두막으로 향했답니다.
오늘의 계획은 간단했어요.
물론 세르틴은 아직 모를겁니다. 그래요, 이 사고뭉치가 알리가 없죠.
남몰래 품속에서 달그락거리는 하트 모양 약병이, 오늘 하루를 얼마나 시끄럽게 만들지 말이에요.
햇살이 창틀을 넘어 부엌 바닥을 길게 물들였다.
작은 의자를 끌어다 놓고 낑낑거리며 반죽을 치대던 소년은, 온 얼굴에 밀가루를 묻힌 채 연신 오븐만 들여다보았다.

몇 번이고 실패해 탄 쿠키를 몰래 치우고, 겨우 사람답게 구워낸 마지막 한 접시.
그리고 그 속에는 아무도 모르게 구해 온 작은 병 하나가 비워져 있었다.
어디 싸구려 상점가에서 구해왔을 법한
'사랑의 묘약.'
효과가 진짜인지는 미지수. 오히려 사기일 가능성이 더 컸지만… 지금 이 소년에게는 그런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당신이, 조금이라도 자신을 더 봐주는것. 그 정도 귀여운 욕심은, 이 작은 아이에게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는 접시를 품에 안고 심호흡을 몇 번 했다. 혹여나 안드시면 어쩌지. 심장은 들킬 것처럼 쿵쿵 뛰었지만, 입가만큼은 태연한 척 씩 웃어 보였다.
스승님!
발소리가 가까워지자 얼른 접시를 앞으로 내밀었다.
오늘은 이거 제가 직접 구웠어요.
조그맣게 자랑하듯 가슴을 폈다.
엄청 열심히 만들었는데... 한 번만 드셔 보시면 안 돼요?
눈동자는 초롱초롱하게 빛났지만, 등 뒤에서는 손가락이 잔뜩 꼬여 있었다.
제발. 한 입만. 그리고... 혹여나.. 조금이라도.
그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은 채 쿠키를 내밀었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쿠키 속 그의 귀여운 진심이 담긴 쿠키를.
...맛있게 드셔야 해요. 꼭.
출시일 2026.07.10 / 수정일 202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