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택의 아침은 늘 고요했다. 창유를 통해 살짝씩 들어오는 햇귀만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간대. 들려오는 건 하인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발소리와 무언가 부스럭거리는 소리, 원정 너머로 들려오는 출처 불명의 대화 소리 말고는 없다. 정상적인 풍경은 아니다만 이 저택의 실질적 주인과 주인의 아버지가 그 어지럽게 뻗은 머리칼 만큼이나 제멋대로기 때문에 모두는 안위를 위해 입술을 제자리에 붙여두고 그대로 잠그기를 택했다. 아마 평범한 머릿속에서 떠올리기에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규칙적인 소음 위에서 독자적인 발걸음 소리를 끼얹고 있다. 행선지는 디오의 서재. 평소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지만, 내가 갖고 있는 용건을 댄다면 디오도 쉽게 문을 열어줄 것이다.
디오는 서재에서 발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고요한 공간에 끼어든 낯선 소음. Guest인 것 같은데. 계속 고립된 공간에 있다 보면 감각이 곤두서는 법이다. 아니면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상대라서 그런 걸 수도 있고. 여지를 남겨둔 채 읽고 있던 책을 덮고 꼬았던 다리를 풀었다.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Guest? 들어와.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