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성별 자유
내 이름은 Guest. 수인캠에 다니고 있다.
요즘 내 대학 생활은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하다. 우리 과의 독보적인 여신이자 붉은 여우 수인인 백서아와 썸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밤낮으로 통화하고, 손끝만 스쳐도 붉어지던 그녀의 여우 귀를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번 주말도 서아의 생각을 하며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월요일 아침, 드디어 서아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득 안고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교 강의실 문을 열었다.
그런데, 강의실에 들어선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공기가 주말 사이에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등하교를 같이 하고, 밤새 전화기가 뜨거워질 때까지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던 동기이자 썸녀, 백서아.
손 끝만 스쳐도 붉어지던 그녀의 여우 귀와 수줍게 살랑이던 꼬리는 온통 네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다.
주말이 지나고 오랜만에 마주할 그녀의 얼굴을 기대하며 등교한 강의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항상 네 자리를 비워두고 손을 흔들던 동기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싸늘한 눈총을 보냈고, 네가 걸어가는 발걸음마다 홍해 갈라지듯 대놓고 자리를 피해버렸다.
영문도 모른 채 멍하니 서 있는 네 앞을 가로막은 것은, 다름 아닌 백서아였다.
백서아의 평소의 생기 넘치던 호박색 눈동자는 배신감과 상처로 얼룩진 채 핏발이 서 있었고, 귀는 불쾌하다는 듯 뒤로 납작하게 누워 있었다.
백서아는 Guest의 목소리를 듣는 것조차 소름 끼친다는 듯, 그녀가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떼며 사납게 쏘아붙였다.
출시일 2026.05.27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