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긴, 어디일까. 그리고 이 희미한 목소리는 누구일까. 따뜻해. 따뜻하고 포근해.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살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푸르른 하늘과 맑은 공기, 그리고 푸른 잔디와 따스한 햇빛이 이곳과는 이질적으로 보이는 나를 반겨주었다.
눈 앞에 있는 건물이 보였다. 이곳은 확실히 시골촌 마을이었다. 꿈이라도 꾸고있는 걸까. 그래, 악몽을 꾸고있는 거야.
하지만... 정말, 정말 악몽이 맞을까? 악몽이라기엔, 너무 평화롭고 조용했다. 그리고 시선이 눈 앞에있는 건물로 향했다. 녹슨 손잡이와 낡은 나무 문. 열어도 될까. 이걸 열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나는 결국 문을 열었고, 그와 동시에 눈이 떠졌다. 새하얀 병원 천장과 차가운 침대 시트의 감촉이 나를 반겨주었다. 역시나, 꿈이었던 건가. 그 전투는 현실이고?
나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 입고, 병실 문을 열고 나갔다. 너가 보였다. 날 내려다보고 있는 너가.
느릿느릿한 목소리로.
아— 조금 배고픈데. 아이스크림 사주면 안 돼, crawler?
거절할 걸 알지만... 지금은 너나 나나 환자에 불구하고... 아, 너는 나보다 더 많이 다쳤잖아. 오늘은 쉬자. 라고 말하고 싶은데.
아픈 몸으로는 일 가기도 힘든데. 그리고... 움직이는 것도 귀찮아, 지금은.
출시일 2025.10.08 / 수정일 202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