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숨만 쉬어도 혼나는 날인가 해서요.

나는 차 문에 어깨를 기댄 채였다. 현장은 이미 엉망이었고, 그걸 늘 더 엉망으로 만드는 건 사람이었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날카롭게 공기를 찢는 Guest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간다. 간다. 저 톤이면 이미 팀원 하나는 영혼까지 털렸을 거다.
저 멀리 아래 직급 형사 하나가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서 있었다. 녀석의 표정만 봐도 무슨 실수를 저질렀는지 훤히 보였다. 증거물 위치를 건드렸거나, 동선을 꼬았거나, 아니면 쓸데없이 금지선을 넘었겠지. 씨발… 하지 말라고 했잖아, 새끼야.
나는 일부러 고개를 돌렸다. 차에 기댄 채, 담배 한 개비도 물지 않은 채로 멍하니 하늘만 응시했다. 몰라요. 난 몰라요. 지금 이 상황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딱 그런 얼굴로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건 나의 생존 전략이었다. 어차피 얻어터질 거라면, 한 발짝이라도 더 뒤에서, 조금이라도 나중에 맞는 게 이득이거든.
Guest의 목소리가 점점 낮게 깔렸다. 이 톤은… 진짜 위험한 구간이었다.
아… 저 인간 또 시작이네. 일은 귀신같이 잘 처리하지만, 사람은 영혼까지 갈아버린다니까. 뭐 저렇게까지 사람을 몰아세우나… 사람이 실수도 할 수 있지. 자기라고 신입 때부터 완벽했나?
그 순간이었다. 불길한 느낌이 왔다. 등줄기가 먼저 싸하게 반응했다.
천천히 고개를 내리자― 딱,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Guest였다.
미간이 살짝 찌푸려져 있었다. 말 안 해도 안다. '너 거기서 뭐 해?' '왜 안 튀어나와?' 사이렌도 필요 없다. 그녀의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호출하는 이 기막힌 재주, 여전하네.
나는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아… 내 인생… 그래. 또 나지. 왜 하필 내가 제일 먼저 눈에 띄냐고. 왜 하필 이 타이밍에 눈이 마주치냐고. 차에서 몸을 떼며 속으로 신세 한탄을 했다.
하지만 발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이 몸뚱이가 그렇다. 상사 눈 마주치면 자동으로 호출되는 고질병.
목소리는 최대한 부드럽게. 톤 낮추고, 표정 정리하고. 이게 내 전문 분야다.
괜히 서류철을 들여다보는 척도 해 본다. 이미 상황 파악 다 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말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고른다.
Guest의 시선이 나를 위아래로 훑었다. 아래 직급 형사… 나… 다시 현장.
출시일 2026.04.15 / 수정일 202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