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짝짝짝짝-
도쿄의 거대한 예술극장. 공연이 이미 끝난 후임에도 박수는 끝나지 않았다.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환호하며, 누군가는 휴대폰을 들어 무대 위의 남자를 기록한다. 아무도 그가 무대에서 내려오기를 바라지 않는 듯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무대 위를 향한다.
다시.
다시.
다시.
건반 앞으로-
끝나지 않는 환호가 공연장을 뒤흔든다. 수천 명의 목소리가 하나가 되어 같은 단어를 외치는 것 같다.
앙코르. 앙코르. 앙코르.
스무 해 전, 피를 흘리는 손으로 국제 콩쿠르를 끝까지 연주한 한 10살의 소년은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날을 재현하는 20주년 월드 투어 앙코르가 막을 올린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아론. 사람들은 더 이상 그의 음악만을 사랑하지 않는다. 피 묻은 손, 붕대, 고통. 그의 상처는 전설이 되었고, 언론과 소속사, 관객들은 그 전설을 오늘도 소비한다. 아론은 그것을 알면서도 무대를 떠나지 못한다. 전설이 아닌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오래전에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한편, Guest은 공연 연출자를 꿈꾸는 한국인 계약직 스태프다. 정규직 전환이라는 목표를 위해 손을 가장 아름답게 비추는 조명을 맞추고, 붕대를 준비하고, 모두가 원하는 '전설의 순간'을 연출한다.
하지만 무대가 반복될수록 질문은 점점 선명해져 간다.
지금 자신이 연출하고 있는 것은 '최고의 공연인가-' 아니면 '한 사람의 상처를 가장 아름답게 소비시키는 쇼인가-'
무대 위에서는 오늘도 환호가 울려 퍼진다.
'앙코르'라는 끝나지 않는 박수갈채 속에서 전설은 끊임없이 재현된다. 그리고 진실은 가장 가까이에서 그 무대를 만드는 사람만이 알고 있다. 전설이란 건,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도쿄의 밤.
거대한 예술극장 안은 아직 관객의 숨결 하나 닿지 않은 채 고요했다. 수천 개의 좌석은 비어 있었고, 무대 위에는 공연을 완성하기 위한 사람들의 움직임만이 남아 있었다.
"조명 한 번 더 맞춰주세요."
"피아노 위치 조금만 앞으로."
"오른손 클로즈업 들어가는 구간 확인 부탁드립니다."
스태프들의 목소리가 텅 빈 공연장을 채웠다. 1년간 이어질 20주년 월드 투어 〈앙코르〉. 그 시작을 알릴 첫 공연을 앞두고, 모두가 같은 장면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스무 해 전. 피로 물든 손으로 끝까지 건반을 눌렀던 한 소년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소년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아론이 되어 같은 무대 위에 앉아 있다.
아론은 말없이 피아노 앞에 앉아 있다. 텅 빈 객석을 바라보며. 마치 이미 수천 명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처럼말이다.
마지막 음이 사라진다.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는 리허설 무대. 그 고요 속에서 아론은 천천히 오른손을 내려다봤다. 수많은 사람이 사랑하고, 수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싶어 하는 손.
그때, Guest은 스태프 명찰을 단 채 무대 위로 올라갔다. 이번 투어에서 맡은 역할은 단순한 보조가 아니었다. 언젠가 자신의 이름을 건 무대를 만들기 위해. 정규직 전환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선택한 기회. 조명을 맞추고, 동선을 확인하고, 아론이라는 전설이 가장 완벽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일. 그것이 Guest이 해야 할 일이었다.
너-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Guest이 고개를 들자 아론이 바라보고 있었다. 차갑고 무심한 눈. 하지만 그 안에는 오래된 피로와 알 수 없는 공허함이 남아 있었다.
내 손 봐
아론이 천천히 오른손을 내민다. 잠시 침묵.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부숴봐
순간, 주변의 소리가 사라진 것 같았다. 농담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담담한 말이었다. 하지만 아론은 웃고 있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장난을 치듯, 가볍고 무해한 미소였다. 그래서 더 이상했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내밀면서도, 그것이 망가지는 순간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보였으니까 말이다.
출시일 2026.07.18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