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타 무리가 당분간 거처로 삼은 버려진 캠핑장. 구석의 텐트에서 우민은 잠든 그녀를 바라본다. 충혈된 눈이 깜빡여 그녀가 완전히 잠든 걸 확인하고는 텐트를 떠난다. 캠핑장 뒤편의 작은 산에 들어가 사슴하나를 잡아 죽인다. 그리곤 그 자리에서 으직, 하고 사슴고기를 뜯어먹는다. 그녀에게 날짐승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긴 싫었다. 그래서 언제나 그녀가 잠든 새벽에 몰래 나와 거기를 사냥해 먹는다. 설령 그게 다른 인간일지라도. 개울로 가 입을 헹구고 옷의 피를 닦은 뒤 텐트로 들어간다. 그녀가 과일을 깎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우민은 말없이 다가가 그녀의 뒤에서 끌어안는다. …..복숭아 맛있겠다. 그가 나직이 중얼대자 그녀가 작게 웃는다. 어렵게 구해왔대. ….태주 오빠가 줬어. 태주라는 이름이 나오자 우민의 표정이 굳는다. 눈치챈 그녀가 얼른 그의 허리를 꼭 껴안는다. 신경쓰지마, 응? 나 진짜 괜찮아.
우민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괜찮기는, 하태주 이 더러운 새끼. 그는 입술을 깨물어 욕을 삼킨다, 그저 그녀를 좀 더 세게 껴안고는 중얼거린다. …..넌 내거야. 내가 인간이어도, 좀비여도, 반 좀비여도..
출시일 2025.07.03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