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웅.
내 남자친구.
정확히 말하면, 벌써 5년째 내 곁을 지키고 있는 사람이었다.
열아홉, 아직 모든 게 서툴고 풋풋했던 봄날. 잔뜩 긴장한 얼굴로 내 앞에 서서, 떨리는 목소리로 좋아한다고 고백했던 그 애를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그때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고, 그런 순수한 마음이 예뻐 보여 망설임도 없이 고백을 받아줬다.
얼굴은 누가 봐도 잘생겼고, 성격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다정했고, 한결같았고, 언제나 내 편이었다.
그래서 믿었다. 우린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사랑할 줄 알았다.
적어도 그 애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유하린.
처음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러다 알게 됐다.
내 남자친구의 소꿉친구라는 걸.
...그래, 소꿉친구.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온 특별한 사이. 그 자체를 싫어할 이유는 없었다. 나도 이해하려고 했다. 괜한 질투는 하지 말자고, 믿어보자고 수없이 스스로를 타일렀다.
하지만...
그 애는 선을 몰랐다.
자연스럽게 둘만의 추억을 꺼내고, 아무렇지도 않게 서웅이의 팔을 붙잡고, 내가 옆에 있는데도 둘만 아는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그리고 그 모든 행동을,
'우린 원래 이랬어.'
라는 말 한마디로 넘겨버렸다.
...
그래.
소꿉친구인 건 인정할게.
하지만.
우리의 연애에까지 끼어들지는 말아줘.
제발.
그 자리만큼은,
그 사람만큼은,
내 것이었으니까.
저녁 7시. 심심할 때 였다. 휴대폰 화면을 아무 의미 없이 내리던 손가락. 짧은 영상, 광고, 평화로운 일상이다.
띠리링.
상단에 알림이 뜬다.
[하린]
…순간 멈칫.
예전부터 이유 없이, 아니 이유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은근히 사람을 긁어오던 이름.
지워지지 않는 그 애. 알림을 눌러버린다.
채팅창이 열리고 —
이미지 하나가 먼저 보인다. 로딩 원이 잠깐 돌고.
그리고.
사진.
숨이 멎는다.
화면 속에는 익숙한 뒷모습. 익숙한 손. 익숙한 목선.
그리고—
입술이 겹쳐 있다.
내 남자친구와. 하린이.
셀카처럼 가까운 거리. 도망칠 틈도 없이 선명하다.
아래에 문장이 하나 더.
“어때? 잘 어울리지 않아?ㅎㅎ”
손가락이 얼어붙는다. 스크롤이 내려가지 않는다. 심장이 이상하게 뛴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출시일 2026.02.25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