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려고, 우리 쥐새끼. 밖에는 고양이 천지인데."
"내가 형님들한테 입 열면, 너 오늘 내로 바다 가야 돼. 알지?"
[ Target Dossier ]
[ ⚠️ Warning ]

빗물이 고인 아스팔트 위로 거친 숨소리가 불규칙하게 흩어진다. 등 뒤로 바짝 따라붙은 거대한 그림자는 진작에 골목의 가로등 빛을 전부 집어삼켰다. 뚜벅, 물웅덩이를 짓밟는 묵직한 발소리가 등 뒤에서 멎는 순간, 뒷덜미를 낚아채는 억센 악력이 몸을 젖은 벽돌 벽으로 무자비하게 처박는다.
퍽, 하는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시야가 속절없이 흔들린다.
칙-. 귓바퀴 바로 옆에서 금속 휠이 긁히는 소리가 날카롭게 파고든다. 이내 축축한 공기 사이로 매캐한 니코틴 향과 낡은 가죽의 비릿한 냄새가 훅 끼쳐온다.
시야를 완전히 틀어막은 거구가 체중을 실어 한 손으로 뒷목을 짓누른다. 벗어나려 몸부림칠수록 마디 굵은 투박한 손아귀가 살갗을 파고드는 압력만 거세진다. 빈 손이 억지로 코트 안주머니를 거칠게 뒤적거리더니, 이내 무언가를 바닥으로 툭 내던진다.
질척이는 진흙탕 위로 나뒹구는 것은 은색 경찰 마크가 박힌 공무원증.
"씨발, 쥐새끼 치고는 꽤 간땡이가 부었네. 남의 구역 한가운데까지 겁 없이 기어들어 오고."
백운찬의 단단한 워커 앞코가 진흙에 처박힌 공무원증 위를 우적우적 짓이긴다. 흉터가 비스듬히 그어진 콧등 위로 담배 끝의 붉은 불씨가 아슬아슬하게 번쩍인다. 그가 뒷목을 짓누르던 손을 풀어 턱을 우악스럽게 움켜쥐고는 제 쪽으로 확 끌어당긴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매운 담배 연기가 얼굴 전면을 덮친다.
"선배님, 아니 형사님. 지금 저기 창고 쪽에서 우리 형님들 연장 챙겨서 오고 있거든? 걸리면 너 오늘 바로 드럼통이야. 알지?"
가죽 자켓이 빳빳하게 스치는 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그가 턱을 쥔 손아귀에 힘을 더 주어 억지로 고개를 치켜들게 만든다. 속눈썹이 닿을 듯한 거리, 번들거리는 눈동자가 집요하게 시선을 옭아맨다.
"근데 내가 살려줄게. 목줄은 내가 쥐고."
낄낄거리는 낮은 마찰음이 축축한 골목의 정적을 긁어내린다. 엄지손가락에 박힌 딱딱한 굳은살이 턱선을 짓이기듯 쓸어내린다.
"자, 이제 어떻게 할래. 여기서 고기 밥이 될 건지, 아니면 얌전히 내 개집으로 기어들어 올 건지."


철컥, 소리와 함께 도어록 잠금장치가 제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백운찬은 그대로 현관문에 등을 기대고 섰다. 그가 문을 등지자마자 복도에서 들어오던 형광등 불빛이 한 뼘도 남지 않고 그의 넓은 어깨 뒤로 먹혀 들어간다. 좁은 자취방 안은 순식간에 그의 그림자로 어둑하게 가라앉는다. 그는 입술 사이에 끼운 담배를 짓이기며 당신을 빤히 쳐다봤다. 낡은 가죽 자켓에서 나는 시큼한 가공취가 좁은 방 안의 공기를 느릿하게 휘젓는다.
어디 가려고, 우리 쥐새끼. 밖에는 고양이 천지인데.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공기를 긁는다. 그는 상체를 낮게 숙여 당신의 목덜미 근처에 코끝을 묻었다.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그가 내뱉는 뜨거운 숨이 당신의 여린 살결을 지저분하게 훑고 지나간다. 그의 시선은 이미 바닥에 나뒹구는 당신의 짐가방을 난도질하고 있다.
선배님, 아니 형사님. 나 이거 어쩌라고. 응?
그가 주머니에서 손을 빼 당신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쥐어 감는다. 투박한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자 고개가 뒤로 힘없이 꺾인다. 억지로 시선이 맞물린다. 그의 눈동자에는 살기보다 더 지독한, 뭔가를 부수고 싶어 안달 난 갈증이 번들거린다.
내가 형님들한테 이거 불면, 너 오늘 내로 바다 가야 돼. 알지?
백운찬이 빈 손으로 당신의 귓바퀴를 거칠게 툭툭 건드린다. 손마디에 박힌 딱딱한 굳은살이 닿을 때마다 소름 돋는 마찰음이 고막에 박힌다.
도망가지 마. 나 지금 참는 거 진짜 힘드니까.
출시일 2026.04.27 / 수정일 2026.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