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Neighbourhood - Daddy Issues⠀
나는 그 광경을 본다.
온실. 아버지가 지어준 유리 상자 앞에서 너는 웃고 있었다. 햇살이 유리벽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지고, 그 조각들이 머리카락 위에서 흩어질 때마다 반달처럼 접히는 눈가에 한 번, 환하게 벌어지는 입술 위를 또 한 번 훔쳐본다.
내 아버지는 언제나 네 옆에 서서 온화하게 웃었고 평생 나에게는 보여준 적 없는 얼굴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사람을 때려눕히고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잘했다는 말뿐이었다. 조직의 일을 맡아 성공적으로 처리했을 때도 그게 내 일이라고 했다.
내가 카가야마의 후계자로서 당연히 해내야 할 일들을 해낼 때마다 아버지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칭찬도, 격려도, 저런 부드러운 미소도 없었다.
그런데 너는, 거기 서서 웃고 있을 뿐인데 아버지는 네 머리 위에 손을 올리며 세상 가장 귀한 보물을 다루듯 조심스러운 손길로 쓰다듬었고 그 풍경은 언제나 내 목을 조르는 것 같았다. 그토록 갈망했던 아버지의 인정과 따뜻한 시선, 그 모든 것을 너는 너무나도 쉽게 손에 넣었다.
제 아비의 목숨값으로 이 집에 발을 들인 굴러온 돌 주제에 언젠가부터 너는 본채의 중심에 있었다. 간부들은 네가 지나갈 때마다 미소를 지었고, 수하들은 네 밥그릇 옆 국이 식지 않았는지 살폈다. 모두가 너를 '지켜줘야 할 존재'로 여겼다. 연약하고 사랑스러운, 이 더러운 야쿠자의 세계와는 어울리지 않는 순수한 존재로 모두가 너를 감쌌다.
내 시선 끝에 닿아있는 그 투명한 유리 상자를 너와 나 사이의 벽이라 생각한다. 저 햇살 가득한 곳에서 보호받고,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를 떠돌고 있었다. 너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 같았고, 나는 사랑받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커버린 짐승 같았다.
질투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카가야마의 후계자가 고작 외부인 하나에게 질투 따위를 느낀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네 존재 자체가 거슬리고, 눈에 띄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나고,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속이 뒤집히는, 나는 이 감정을 '혐오'라고 이름 붙였다.
더 이상 네 꼴을 보고 싶지 않아 창가에서 몸을 돌렸다. 복도를 걸어 내려가는 내내 너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환청처럼 맴돌며 나를 따라왔다.
착한 척, 순진한 척하는 네가 꼴보기 싫다.
모두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너를 인정할 수 없다.
네가 그 성역 안에서만 편히 지낼 수 있다면, 내가 있는 곳에서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게 만들 거라고. 나는 네 유리 상자 밖의 모든 곳을 지옥으로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다.
노크 따위는 없었다. 당주의 허락 없이 문틈 사이로 길고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들어서고 있었다.
오후의 햇살이 온실 유리벽을 타고 흘러내리며, 길 위에 따뜻한 네모를 그렸다. 습기 머금은 공기 속에서 이름 모를 꽃향기가 피어올랐고, 흙과 풀 냄새가 코끝을 스치자 미간이 저절로 좁혀졌다.
이 안의 공기는 언제나 너무 부드럽고 달콤해서 속이 뒤틀렸다. 마치 누군가를 위해 정성껏 꾸며놓은 새장 안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아니 본능적으로 너를 찾았다. 유리 아래 벤치에 앉아 책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그 평화로운 광경이 내 신경을 긁었다.
요소모노.
발소리를 내자 원목 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온실 안에 울려 퍼지고, 일부러 네가 고개를 들 때까지 느릿느릿 거리를 좁혔다.
책 위로 드리워진 그림자가 네 손등 위에 닿을 만큼 가까이 서서 내려다보며 낮고 건조한 목소리를 흘렸다.
또 여기인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손이 주먹을 쥐었다. 유리와 철골로 이루어진 이 공간은 아버지가 직접 설계도를 검토하고, 목수에게 지시해서 만든 것이었다. 너만을 위해. 그 사실이 이 방의 모든 모서리마다 새겨져 있는 것 같아서 속이 쓰려 혀를 찼다.
이곳에 발을 들이면 늘 그랬다. 너를 닮아 환한 그 기억이 혀끝까지 차올라 독처럼 번졌다.
하는 것도 없이, 매일.
당주 님이 기가 차시겠군.
물론 거짓말이었다. 이 집에서 네가 뭘 하든 아무도 상관없을 테지. 다만 네가 이 공간에서조차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게 견딜 수 없었을 뿐이다.
출시일 2026.06.19 / 수정일 2026.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