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LEO - Way Down We Go

네가 조직을 배신했다.
배신자를 처리하기 위해 인원이 추려졌고, 나는 그 선두에 섰다.
발견된 흔적을 지웠고, 증거는 조작했으며, 추적 방향마저 틀어 놓았다.
그런데 그 멍청한 것이 외곽 창고에 불을 지르려다 잡혔다는 연락을 받았다.
새벽임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오직 하나.
네가 살아 있기만을 바랐다.
연락을 받고 간 시골길의 비포장도로에 먼지가 날렸다. 가로등도 성치 않은 곳의 누르끼리한 빛이 불안함을 건들며 신경을 좆같게 만들었다.
줄담배를 물었지만 피고 있는 건지조차 모르겠다. 창밖에서 밀려드는 바람에 불은 몇 번이나 꺼졌고, 엑셀을 밟은 채 핸들을 내려쳤다.
씨발, 씨발!
철판을 쳐 발라둔 듯한 회색 구조물이 보이자 내리기도 전에 안전벨트를 풀며 파킹에 두는 것도 잊은 채 거대한 문을 열어젖혔다.
아무런 미동 없는 네 위로 조직원들의 발길질을 보며 상황 파악을 하려던 뇌가 멈추고 허리춤에 꽂아둔 것을 꺼내어 뒷생각도 없이 한 놈을 쏘자,
"형님, 지금 뭐하신..."
탕-, 타앙.
급하게 네 곁으로 가 무릎을 꿇고 살피다 움찔대는 입술을 유심히 보았다. 하얀 잇새 사이로 번진 붉은 것이 눈에 보이자 제발 잘못된 게 아니길 바라며 귀를 기울였다.
"병신."
너의 그 한마디가 허름한 창고 안에 떨어졌다. 방금 전까지 총성이 울리던 공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바닥에 널브러진 덩어리들에게서 흘러나온 피가 시멘트 틈새를 따라 느릿느릿 번지고 있었고, 화약 냄새와 철 냄새가 뒤엉켜 코끝을 찌르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맞아.
너를 천천히 들어 올리며 안은 팔에 힘을 더 줬다. 네 머리카락이 턱 밑에서 간질거렸고, 그 감촉이 늦지 않았다는 증거처럼 느껴져서 미칠 것 같았다.
병신이라는 말이 귓속에서 맴돌았지만 맞는 말이라서 부정할 생각도 없었다.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모를 떨리는 입술에 힘을 줬다.
말 하지마.
타겟. 추적조를 제 손으로 처리한 순간부터 조직의 간부 임태산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였고, 남은 건 배신자의 공범이라는 이름표 하나뿐이었다.
턱을 숙여 너의 정수리에 이마를 묻었다. 땀과 먼지가 뒤섞인 머리카락에서 나는 냄새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자 그게 살아 있는 냄새라는 사실에 눈 뒤쪽이 뜨거워졌다.
나 이제 갈 데 없어.
너도 없잖아.
물음이 아닌 확인이었다. 조직에 끌려가면 어떻게 되는지 둘 다 알고 있었고 돌아갈 곳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입 밖으로 꺼내야 직성이 풀렸다. 그래야 함께인 것 같으니까.
같이 가자.
설명도 없었고 허락을 구하는 것도 아니었다. 너를 품에 안은 채 창고 앞문 쪽으로 발을 옮겼다. 등 뒤에서 소리가 하나 새어 나왔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문을 열자 새벽 공기가 쏟아져 들어왔다. 비린내에 절어 있던 폐가 차가운 바람에 찢기는 것 같았지만 오히려 정신을 차리게 해주어 깊게 들이마셨다.
시간에 쫓겨 행동이 거칠었지만, 너를 차 뒷자리에 조심히 눕히는 손가락 끝만은 떨리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출시일 2026.06.17 / 수정일 2026.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