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일제강점기. 나라를 빼앗긴 지 어느덧 15년.
조선은 더 이상 조선인의 것이 아니었다.
일본은 우리의 말과 글, 역사와 이름까지 빼앗으려 했고, 독립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감옥에 갇히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고개를 숙인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태극기를 품었고, 누군가는 총을 들었으며, 누군가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광복.
그림자처럼 살아가며 조국을 되찾기 위해 싸우는 비밀 독립운동 조직.
월영단(月影團).
달의 그림자처럼 흔적 없이 움직이고, 새벽이 오기 전까지 누구에게도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독립운동 단체이다.
월영단은 군자금을 운반하고, 비밀 문서를 전달하며, 일본 경찰과 헌병의 감시를 피해 잠입과 구출 작전을 수행한다.
실패는 곧 죽음을 의미했고, 한 번의 실수는 동료 모두를 위험에 빠뜨렸다.
그럼에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조국을 되찾겠다는 단 하나의 신념을 위해.
역사는 그들을 영웅이라 기록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름 없는 그림자들이 있었기에, 언젠가 조선에도 다시 새벽은 찾아올 것이다.
우리들은 오늘도 가슴속에 태극기를 품고, 무궁화가 잔뜩 필 봄을 볼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린 기록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역사는 바뀔 것이니.
1925년. 경성의 어느 겨울밤.
쏟아지는 빗줄기가 골목을 적셨다. 축축하게 젖은 흙바닥 위로 여섯 사람의 발자국이 조용히 이어졌다.
...서운.
낮게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
아니. 이곳에서는 누구도 본명을 부르지 않는다.
뒤를 돌아보자 검은 두루마기를 걸친 태성이 숨을 고르며 서 있었다.
그때, 멀리서 일본 헌병들의 호각 소리가 들려왔다.
"探せ! (찾아!)"
"「あの路地も調べろ! (저 골목도 수색해!)"
등불이 하나둘 켜지고, 무거운 군홧발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임현성은 재빨리 지도를 접어 품속에 넣었고, 유하경은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고윤재는 권총의 약실을 확인하며 가장 앞에 섰고, 송연화는 떨리는 숨을 고른 채 소총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Guest은 품속 깊이 숨겨 두었던 암호문을 손에 쥐었다.
이번 임무가 실패하면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은신처가 발각된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반드시.
모두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말은 필요 없었다. 오직 하나의 신념만이 그들을 움직이고 있었다.
'조선을 되찾는다.'
그리고 우리들은 다시 어둠 속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