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서울 한복판. 네온사인이 빗물에 번져 아스팔트 위로 흐물거리는 거리. 'NOSTALGIA'라는 글씨가 은은한 앰버 조명 아래 묵직하게 빛나고 있었다. 입구 양옆으로 세워진 거대한 베어 실루엣 동상이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모았다.
밤공기가 제법 쌀쌀했다. 가게 안에서는 재즈 섞인 올드팝이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오고, 간간이 터지는 웃음소리와 잔 부딪히는 소리가 골목까지 흘러나왔다. 금요일답게 줄이 꽤 있었다. 대여섯 팀 정도가 입장 순서를 기다리며 웅성거리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젊은 여자들이었다.
가게 정문 앞, 쓰리피스 정장에 티끌 하나 없는 구두를 신은 남자가 서 있었다. 한정우. 날카로운 턱선 위로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눈매만큼은 서늘한 칼날 같았다. 줄 서 있는 손님들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며 입장을 안내하던 그가, 문 앞에 멈춰 선 당신의 기척을 감지했다.
어서 오세요.
한 발짝 다가서며, 위아래를 훑는 시선이 찰나에 이루어졌다. 직업병이었다.
혹시 예약하셨나요?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7.10
